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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Dec 18. 2019

난독증 극복기

나는 난독증일까?


나는 곧 마흔이다. 이 나이에 내가 난독증은 아니었을까? 의심하고 있다.(기억하진 못하지만 이 얘길 10년전에도 했다며 친구가 말해 놀랐다.) 내 기억의 한 장면은 뚜렷하게 떠올려지는데 나는 교실 한편에 서서 책을 어렵게 읽어 나가는 것이다. 한 문장을 시원하게 미끄러 나가지 못하고 브레이크가 걸리는 느낌이랄까. 나는 선생님이 책 읽기를 시키셨을 때 한 문장을 더듬거리며 읽으면서도 머릿속이 백지가 되는 공포를 느꼈다. 다음 단어 하나하나를 겨우 잡아 읽고 책 읽기를 마쳤다.


내 어린 시절은 여러 글 속에서도 기록이 남겨져 있지만, 책 읽기를 제대로 못하고 초등학교 때는 TV 만화로, 중고등학교 때는 만화책으로 뭔가 독서다운 독서를 하지 못했다고 고백을 했다. 교양서, 에세이 등을 찾아읽곤했지만 20대 중반이 돼서야 문학(소설)을 읽기시작했다. 그 이전까지는 소설 책 한 권을 읽어내기가 무척 어려운 일 중에 하나였다.


독서란 진땀 나는 일이었다. 한 페이지를 읽어도 읽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 내용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그 한 페이지를 들고 쩔쩔매었다. 독서 진도가 나아지지 않았다. 저절로 독서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만화책은 읽었다. 그 차이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글보다 그림이 많아서일까? 지금도 내가 난독증이었는지는 확인할 바는 없다. 다만 내 어린 시절을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받아쓰기 빵점이 특기, 시계 보는 것이 서툴렀다.

초, 중학생 때 소리 내서 책 읽기가 느리고 더듬거리고 문장을 읽어도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전체적으로 이해가 부족해서 학습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컴퓨터 학원 다니고 좋아함

중학생 때 (국영수과)학원 다녔으며 수학, 과학 성적이 나름 좋았다. 영어 말하기는 (마음으로)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 자가학습이 어려웠고, 소설책 한 권을 잘 읽어내지 못했다.

학창 시절 동안 읽은 책이라곤 만화책이 대부분이었다. 유일하게 읽으려 애쓴 책은 그당시 인기 공포소설 <링>

가벼운 두통이 잘 있는 편이고, 편두통이 있다. (현재진행형)

듣는 귀가 어둡다는 얘기를 (어쩌다) 듣는데, 가까운 가족에겐 종종 더 듣는다. (현재진행형)

TV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말하는 대사를 정확하게 들리지 않는다. 안들을려고 하는것처럼 (현재진행형)






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은 기억이 없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유치원이 집 옆이었고, 피아노 학원을 다녔으며(잠시였지만), 그 시절 주산학원도 다녔음, 친구도 여럿 있었다. 나의 부족함이란 단지 읽고 쓴 기억이 그다지 없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내 조기교육에 (크게) 힘쓰지는 않으셨다.


 초등학교 때는 받아쓰기를 하곤 빵점을 받으면 집 안 옷장 어느 구석에 구겨 넣기 바빴다. 벽시계를 떼어서 아버지가 내가 알 때까지 들고 있으라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마당 한구석에서 그 시계를 마냥 보았던 기억이 있다. 아버지는 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쓴 일기장을 보관하고 계시는데, 성인이 되어서 내가 내 초등학생 때 쓴 일기가 그 나이답게 생각을 잘 적어놓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정확하게 받아쓰기를 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말하고 내 생각을 쓰는 것은 이뤄졌다는 뜻이다.


그런 초등생활을 거쳐 중학생이 되도록 나는 선생님이 책 읽기를 시키시면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입술이 떨리고 홍조를 띠며 보기가 애처로울 정도였다. 책 읽기가 아니어도 노래 불러도 똑같이 일어났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내성적인 아이였다고 생각한다. 책 읽기가 되지 않는 것은 성격적인 부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나는 단지 부끄럼을 많이 타는 소녀라고 생각했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 전반을 그렇게 포장된 채 살아왔다. 한 번도 내가 난독증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지금은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완독이 어렵지 않은 수준까지는 왔다. 독서 완성을 위한 독서프로젝트도 나름 진행 중이다. 장족의 발전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난독증 극복을 위한 노력이 있어왔다고 나름 정의 하고 있다.부족하지만 나의 난독증 극복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난독증 dyslexia








난독증 사전 의미


난독증(難讀症, dyslexia) 또는 독서 장애(讀書障礙)는 문자를 읽고 철자를 구분하거나 내용을 이해하는 정확성이나 유연성에 장애가 있는 학습장애를 가리킨다.  시각이 정상이고 다른 학업 영역에서는 적절한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기를 하지 못한다. 난독증에는 많은 종류가 있으며 그 원인과 양상도 다양하다. 모든 사례의 난독증과 관련된 단일한 비정상적 특징보다는 여러 가지의 비정상성이 다양한 사례에서 관찰된다.




난독증의 학술적 정의


<대표적인 난독증의 정의>

첫째, 국제 난독증 협회(2002)의 난독증에 대한 정의로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의이다.

난독증은 개인에게 타고난 음운론적 처리과정에서의 핵심적인 또는 기본적인 문제로 인하여 읽기와 쓰기를 배우는데 어려움을 가진 언어에 기초한 장애이다. 난독증의 주요 증상은 부정확한 그리고 또는 느린 단어인지, 열등한 철자 문제 그리고 이 러한 어려움들은 차례로 읽기 유창성, 읽기 이해 및 쓰기 표현에 영향을 미친다(IDA 2010 Professional Standards).

둘째, 세계 신경학 연합회의 난독증에 대한 정의이다.

난독증이란 관습적 교수, 적절한 지능과 사회문화적 기회에도 불구하고, 읽기를 학습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장애이다. 흔히 기질적 원인인 인지적 장애에 달려있다 (The World Federation of Neurology, 1968).

셋째, DSM-5에서는 특정학습장애(specific learning disorder)

읽기에 어려움을 크게 단어 읽기 정확성, 읽기 속도, 유창성 그리고 읽기 이해에서의 결함으로 언급하면서 난독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난독증은 정확한 또는 유창한 단어인지에서의 문제, 열등한 해독 그리고 열등한 철자 능력으로 특징지어지는 학습장애의 한 유형을 언급하는 대안적인 용어이다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넷째, 우리나라 특수교육학 용어사전(2009)의 난독증 정의

듣고 말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문자를 판독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읽기 장애의 한 유형이다. 이 증상을 가진 대다수의 아동들은 낱말에서 말의 최소 단위인 음소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난독증은 글자(자음과 모음)와 소리(음소) 지식을 이용하여 단어를 읽는 능력인 해독(decoding), 단어의 발음과 의미를 파악하는 단어인지(word recognition) 및 구어를 문자로 표현하는 규칙을 알고 바르게 쓰는 철자(spelling) 등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은 글자와 소리 간의 관계를 잘 몰라 해독 및 단어 읽기가 어렵고, 단어를 쓸 때 글자를 생략, 대치, 첨가, 순서 바꾸기, 중복 등의 어려움을 보인다는 것이다.


난독증의 정의, 난독증에 대한 오해, 난독증 제외 요소 <출처-특수교육저널: 이론과 실천 The Journal of Special Education: Theory and Practice 2015. 6. 제16권 2호, pp. 213~242. 난독증 연구에 대한 고찰>





난독증에 대한 오해

(Mather & Wendling, 2012; Vellutino, 2004).      


-. 읽기에 어려움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난독증을 가지고 있다.

-.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은 읽을 수 없다.

-. 지능이 높은 사람은 난독증이 없다.

-. 난독증은 사물을 거꾸로 보는 것이다.

-. 아동들의 난독증은 성장하면서 없어질 것이다.

-.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 다 난독증이 더 많다.

-. 교수 유형에 따라 난독증이 발생할 수 있다.




난독증 제외 요소

(Lyon, 1995; Mather & Wendling, 2012; Rief & Stern, 2010; The World Federation of Neurology, 1968).      


-. 낮은 지능

-. 시각적 또는 청각적 문제

-. 부적절한 양육 또는 교육기회의 부족

-. 부적절한 교육 또는 읽기 교수,

-. 낮은 동기와 제한된 노력

-. 인종적 배경 또는 가족 수입 등의 환경적 요인 등     


국제 난독증 협회에서 제시한 난독증 출현율은 대개 외국의 경우 전체 학령인구의 약 13-14%가 특수교육대상이고, 특수 교육대상 학생들 중 약 40%가 학습장애로 분류된다. 그리고 학습장애 학생들 중 약 85%가 읽기와 언어처리에 기초적인 어려움을 가진 읽기 장애이며, 이 중 약 15-20% 이상의 학생들이 느리거나 부정확하게 읽기, 철자의 어려움, 쓰기의 어려 움 또는 이와 비슷한 난독증 증상들의 혼합된 증상들을 보이고 있다(International Dyslexia Association, 2007).



발달단계별 증상 발달단계별로 나타나는 난독증의 증상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Rief & Stern, 2010; Sandra & Judith, 2009; Shaywitz, 2003; Wolf, 2007).

먼저 취학 전과 유치원의 경우 단어의 정확한 발음 어려움, 언어와 어휘 발달에서의 지체, 한글의 자모음과 숫자 및 요일 등의 순서 말하기의 어려움, 그림이나 대상(색깔, 모양, 유사한 물건, 동물)에 대한 빠른 이름 대기의 어려움, 새로운 단어 배우기의 어려움, 친구의 이름 기억하기 어려움, 단어의 운율 배우기 어려움 및 책 내용을 순서대로 이야기하기의 어려움 등이 있다.

둘째,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의 경우 문자-소리 간의 관계 학습 속도가 느림, 문자의 반전 또는 전도, 단어 발음에 있어 체계적인 접근의 부족, 단어 읽기의 어려움, 듣기 이해는 비교적 잘하나 읽기 이해에는 문제가 있음, 이해하기보다는 무조건 암기하려고 함 및 읽기 과제에 좌절함 등이 있다.

셋째,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과 중학생의 경우 열등한 해독 기술, 열등한 시각 단어, 열등한 음독 능력 및 유창성 부족, 철자법 전략 학습에서의 어려움(어근, 접두사, 철자 패턴 등), 구어적으로 자기표현은 우수하나 쓰기는 그렇지 못함 등이 있다.

넷째, 고등학교 이상의 경우 열등한 철자법, 열등한 작문능력, 읽기 또는 쓰기 과제의 회피, 정보에 대해 부정확하게 읽기, 요약하기의 곤란, 열등한 기억 기술, 읽기와 쓰기가 요구되는 수업에서 수행에서의 어려움, 읽기 후 과도하게 피곤해함, 독서 회피 및 외국어 학습에서의 어려움 등이 있다.






난독증 치료








난독증 극복기


https://brunch.co.kr/@roh222/372


20대 중후반 제인 오스틴 소설, 영미문학을 주로 접하며 무한정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어려운 것은 덮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문학책을 섭렵해 나갔다. 리뷰 없이  그렇게 읽어나간 것이 2007-2014년 8년이었다. 계속 읽었고 어느 순간 리뷰를 쓰며 요약과 감상문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이 또 2015-2019년 5년째 현재 진행 중이다. 결코 쉬웠던 일은 아니었다.


왜 독서를 하는가? 나에게 그 질문은 아주 무겁게 와 닿는다. 나에게 책은 그저 유희이기도 했지만, 의지이기도 했다. 현실도피이기도 했고, 숨이기도 했다. 읽는 것을 통해서 한층 괜찮은 사람이 되리란 희망을 갖기도 했다. 책과 함께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갔다. 숨 가쁘기도 했고, 멈춤듯도 했다. 나는 읽는 기술이 모자랐고, 그 읽는 기술은 많이 읽으면서 고쳐나갔다.


지금도 한 문장을 반복해서 읽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속도를 내서 읽기도 하지만 여전히 느린 독서다. 걸음을 멈추고 한 문장을 이해하려고 애쓸 때가 많다. 단어들이 디딤돌이 되어 길을 만들어 주는데 건너뛰는 일이 쉽지 않았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 내 머리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그 디딤돌에 힘껏 발목에 힘을 주어 뛰어넘어갔다.


난독증 학술적 정의 중 나의 경우를 찾자면 특정학습장애, 열등한 해독력이랄 수 있겠다. 어쩌면 난독증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난독증 판별을 위한 섬세한 검사와 전문기관이 있는지 모를뿐더러,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제가 그다지 문제로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내가 만약 어린 시절에 난독증을 개선할 수 있었다면 조금 다른 인생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억울한 심정이 다소 생겼다. (지금까지도 모르고 잘만 살았는데도! 가 아니라 더 잘 살았을지도 모르잖아!)




난독증 학생에 적합한 교육정책 방안



2015년 학술지에 우리나라의 경우 읽기에 심각한 어려움인 난독증을 가진 많은 학생들은 학습부진으로 간주되어 적합한 교육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아직도 그러할까? 난독증 연구와 그에 적합한 교육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난독증의 원인은 뇌의 신경생물학적인 문제 때문이며, 난독증의 증상은 발달단계별로 나타난다고 한다. 더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있어야 되겠다.


취학 전의 난독증 조기 위험요인으로는 신체 및 운동발달이 또래보다 늦을 수 있고, 언어 기술 및 조기 리터러시(literacy, 문식성-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 등에 어려움을 보인다고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단어인지 및 읽기 이해 등에 어려움이 있고, 초등학교 고학년 및 중등학생의 경우 열등한 철자법과 열등한 작문능력, 읽기 쓰기 과제 수행의 어려움 및 회피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발달단계별 난독증 증상은 학생의 난독증 여부를 알고 중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난독증 치료

http://child.snuh.org/health/nMedInfo/nView.do?category=DIS&medid=AA000594



난독증에 대한 조기진단과 조기중재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국내의 경우 난독증을 포함한 읽기에 현저한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체계적인 읽기 지도 및 난독증 치료 프로그램은 매우 적은 실정이라고 한다.  난독증에 대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난독증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교사 및 학부모 등의 난독증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난독증? 문해력 저하 


https://brunch.co.kr/@roh222/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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