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Dear my dia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흔한여신 Aug 17. 2021

가볍게 쓰는 일기 _19

끄적이는 오늘의 생각,

하아..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한숨. 잠시 참았던 숨을 한 번에 몰아 쉬며 억눌렸던 감정까지 토해낸다. 오랜 버릇이다. 긴장을 하면 숨을 참는 버릇. 두려움 앞에서 마음을 다독이는 나름의 방법. 썩 효과적이지는 않지만 무의식 중에 나오는 행동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긴장을 덜어내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잠시 생각을 해보지만 쓸데 없는 물음인 것 같다. 그저 눈 앞의 할 일에만 집중하면 되는데 괜한 데에 신경을 쓴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해야할 것에 오롯이 집중하기엔 남은 시간이 촉박하고 마무리 지을 것이 아직 많다. 그렇게 수험생의 시간은 시험이 가까워 올수록 더 빠르게 흐른다. 그래서 자꾸 마음도 점점 급해지고 온몸이 긴장으로 달아오른다.


https://blog.goo.ne.jp/smallthings2003/m/201507


행복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사연 많은 얼굴을 하고 다닌 지 벌써 반 년이 지났다. 무더위가 끝날 것 같지 않았는데 어느 덧 계절은 가을로 바뀔 채비를 하는 듯하다. 오랜 고민을 실행에 옮긴 지도 이제 다섯 달이 됐다. 처음엔 그냥 한 번 도전해보는 데 의의를 두자던 생각이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라는 단호한 결심으로 바뀌었다. 몇 년 전 공시생일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지. 어떻게 해서든 결과를 내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가득한 마음이었다. 그건 지금의 나도 그렇다. 매번 이렇게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걸까 하는 자괴감에 종종 휩싸이지만 행복이란 게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 뒤로 묵묵히 책에 고개를 파묻는다.


어릴 땐 몇 가지 고비만 넘기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지. 아니, 이 시련만 잘 넘겨도 이제 행복할 일만 남은 줄 알았다. 그 때와 별반 다름 없이 실수를 저지르고, 타협할 수 없는 것들과 끊임없이 부딪히며 깨지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은 ‘이것만 버티면 돼’라는 생각이 매우 안일한 착각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우쳤다. 좋은 일이 오기도 전에 나쁜 일이 여러 차례 삶을 뒤흔들어 놓곤 했다. 언제쯤 고요해질까 싶을 정도로, 산 넘어 산이었다.


행복이란 것에 대해 두고두고 생각해 본 결과 하나의 결론이 내려졌다. 남을 내 입맛대로 조각할 수 없고, 상황이 변하기를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없으니 내가 깎이고 내가 변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다가갈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세상에 말이다. 아주 쓰디쓴 시간들을 지나며 알게 됐다. 나는 순진함을 넘어서 멍청했고 그래서 상처를 받았던 거구나. 그런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지 않은 길을 가 보기로 마음 먹는 것이었다. 그게 삶의 시련을 겪고난 뒤 내린 결론이었다.


출처 quora


여전히 미움 받을 용기 따윈 없다.


남들의 평가가 어쨌든 나는 스스로 우주의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인 존재라고 규정했기에, 한 동안 따가운 시선도 다 무시하고 지냈다. 그런데 그게 다시 화살이 되어 내게 박혔다. 모든 순간에 내가 하고픈 대로만 하려고 하니 여기저기서 지적이 날아들었다. 더 이상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물론 모든 게 내 불찰이고 오만이라 생각했지만 동시에 서러움에 북받혔다. 다 함께 으쌰으쌰하기엔 나는 눈 앞에 목표에 눈이 멀어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벅찼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엔 애초에 자비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잘못을 따지는 데에는 아주 명확한 기준이 따라붙으며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나는 그걸 회피했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 하기보다 늘 다른 데 정신 팔려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당당히 시험 문제에 오답을 적어냈고 채점 결과 빵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셈이었다. 꼴등의 마음은 뭐랄까, 비참하고 또 존재 가치가 없는 것 같고 그렇달까. 나는 뭘 잘 하지. 아니 그 전에 나는 왜 살지? 뭐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행복은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내겐 너무 멀리 있어서 손아귀에 잡히지 않는 걸까.


출처 step to health


그런 생각을 하며 기운 없이 몇 날 며칠을 보냈다. 말 없이 혼자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시간이 지났다. 엉뚱한 상상을 하다가 책을 보고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또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빈틈 없이 채우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이 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 자주 카메라를 켰다. 나중에라도 ‘그 때 난 대체 뭘 하고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면 그 증거자료로 보관하려고, 그렇게 영상을 찍고 또 찍었다. 외로운 수험생활에 카메라가 유일한 벗인마냥.




오늘도 무심하게 하루가  흘렀다. 바람의 온도가  괜찮은 하루였다. 내일이면  전쟁터(=일터) 나가야 한다. 내가 절대 이길  없는 전쟁인  같아 두려움이 앞선다. 그래도 도중에 물러설  없다. 애초에 퇴로 따윈 없는 싸움이었다. 기력이 별로 없어 병약하지만, 전보다 노련하게 날아드는 총과 화살을 피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조금씩, 하루하루 전진할 것이다.


출처 how to learn.com



*작가의 TMI: 안녕하세요 들러주신 독자님 :)

가볍게 쓰는 글인데 내용은 무거운 그런.. 글 내용이 별 재미는 없는데.. 음.. 그냥 제 근황입니다.. 사실 언젠간 밝고 유익하고 재밌는 내용을 쓰고 싶어요! 목표와 달리 현실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점점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려고 생각 중이지만.. 다른 일들로 너무 바쁘고 시간에 쫓기는 탓에 미뤄두고 있습니다 ㅠ.ㅠ 읽어주셔 감사하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가볍게 쓰는 일기 _1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