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moment #1

어느 하루에 대한 고찰

by 흔한여신

새벽에 그만 잠이 깨버렸다.


몸이 개운치 않았던 것인지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깨어났다. 커피를 마신 것도 아니고 잠 못 이룰 만큼 깊은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피곤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잠이 깨버렸다.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의식이 돌아오니 귓가에 모기소리가 맴돈다. 아, 이 놈 때문이었군. 몸이 자면서도 방어태세를 취했던 거다. 서둘러 손을 뻗어 침대 아래에 처박아둔 모기향의 전원을 연결한다. 향이 피어오르기를 기다리다가 문득 잠이 완전히 깨버린 사실을 자각했다.


다음 날이 참 피곤하겠다는 생각에 시무룩했다가 금세 해야할 일을 마무리 지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원래 블루라이트를 쬐면 수면에 더 방해가 된다고 했는데 이미 잠이 달아나 버렸으니 하는 수 없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 사이에 방황하지 않고 서둘러 오늘의 할일을 시작했다. 유투브를 켜는 순간 잠과는 더 거리두기하게 될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미션을 클리어하고 이제 다시 잠자리에 들 시간. 모기 소리는 어딘가로 멀어진지 오래고 새벽 공기는 더욱 코끝이 시리도록 차가워졌다. 딱 자기 좋은 타이밍이다.


다시 어두운 밤하늘을 머리맡에 두고 선물처럼 찾아 올 내일을 꿈 꾸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