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소원을 들어준다면, 나는 어떤 소원을 빌까?

by 지성파파

일 년이라는 시간은 계획적으로 흐른다.

네 개의 계절과 열두 개의 달과 스물네 시간을 끊임없이 흐른다.

모든 시간은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무심하게 지나간다.

씨줄과 날줄의 짜임은 신의 의도대로 정교하게 엮여있다.

음력의 기원은 달과 지구의 상관관계에 있다.

이십팔 일이라는 달의 공전에 의해 달의 모양은 결정된다.

달은 지구 위의 모든 사람들과 자연 만물에 영향을 미친다.

밀물과 썰물을 만들고 갯벌 위에 무한한 생명을 키운다.

그리고, 여성과 모성과 사랑의 시원성을 부여한다.


초승달에서 반달을 지나 다시 달이 둥글어진다.

음력 팔월의 둥근달은 중추의 보름달이다.

뒷산에서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피어오른다.

구름과 별들의 시샘은 맑은 가을밤에 서로 빛을 발한다.

원시 이래의 인간들처럼 우리 또한 보름달에게 소원을 빈다.

때로는 미신과 주술의 오명을 띠지만 우리의 기원은 변함이 없다.

청명한 가을밤의 둥근달에게 우리의 바람을 마음으로 말할 것이다.

그 성취는 알 수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늘 그래 왔듯이.

오늘 밤에도 두 손과 마음속에 간절함을 담고 싶다.


만약, 2020년의 보름달이 소원을 들어준다면...

나는, 우리는 어떤 소원을 빌까?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나의 바람을 말할까.

시간과 공간 속에 구름처럼 흩어져가는 삶 속에서.

우리를 존재케 하는 그 무엇을 위하여 진심을 말할까.

먼저 사랑하는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싶다.

내 생명의 근원이자 삶의 이유인 가족은 나의 모든 것이므로.

코로나 시대를 지나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들의 온전함과 지복을 기원할 것이다.


다음은 내 삶을 이끌어주는 작은 바람들의 성취를 기원하고 싶다.

내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해주는 꿈과 희망은 나의 존재 이유이므로.

유한한 삶 속에서 내가 얻어야 하고 이루어야 할 것에 대하여 말할 것이다.


다음은 친구들과 이웃들의 건강과 행운을 빌고 싶다.

인생길을 함께 걸어가는 이들의 강건함과 웃음은 나의 기쁨이므로.

지인들과 그들 가족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기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름달이 비추는 이 세상의 평온을 빌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평화는 지구별 위의 모든 이들에게 축복이므로.

나와 우리와 모든 이들의 삶과 행복을 위해 모든 갈등과 분쟁의 영구 종결을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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