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그 과장님 반응은 어땠는데?”
“반응은 최악이었죠. 아마 과장님 이번 일로 체면 좀 구겼을 거에요,”
“내 그럴 줄 알았어. 진작에 좀 부하 직원들에게 잘해주지.”
10년 전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과장 직급으로 팀장 직책을 같이 맡고 있었다. 우리 팀원들과 술자리에서 내 자리 옆에 근무하는 다른 팀장에 대한 험담을 하고 있던 중이다. 소위 뒷담화를 하고 있었다. 나와 그는 일과 관계가 있는 이야기만 나누고 그 외에는 일절 대화가 없었다. 성향이 맞지 않아 사사건건 회의할 때마다 부딪혔다. 스트레스가 참 많았다.
그것보다 더 괴로웠던 것은 내 성향이었다. 쓸데없이 타인에게 참 관심이 많았다. 회사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소위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다. 지금은 많이 고쳤지만 그래도 가끔 오지랖을 부리다가 혼나기도 했다. 자꾸 남의 일에 관심이 더 가다 보니 내 일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과장과도 사이가 좋지 않으면 거기까지 하고 신경을 끄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의 말투와 성격,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현재 상황 등이 계속 관심이 갔다, 그는 딱히 나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데, 그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끔 일 때문에 그가 한 마디씩 할 때마다 괜한 오지랖을 부렸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과장과 그 팀원들에 대한 뒷담화를 계속 시전했다.
결국 그렇게 오지랖을 부리다가 사건이 터졌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 중요한 일정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자꾸 타인에게 신경쓰다 보니 정작 내 일을 놓치고 있었다. 그 날까지 제출해야 할 제안서가 있었는데, 제출 날짜를 잘못 알고 있었다.
미리 체크하지도 않고, 당일에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실수가 생겼다. 회사에서 난리가 났다. 다행히 경위서를 쓰는 일로 마무리했다. 그 모습을 본 옆팀 과장은 나에게 한 마디 했다. 더 이상 저에게 신경쓰지 마시고 본인 일이나 똑바로 잘하라고.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그 날 이후로 남에게 참견하는 일은 멈추기로 했다. 그 시간에 내가 하는 일에 더 집중하고 신경쓰려고 노력했다. 성향은 쉽게 바꿀 수 없어 여전히 오지랖을 부리기도 하지만, 딱 거기에서 멈춘다. 나에게 집중하다 보니 마음도 편하고 인생도 단순해졌다.
타인에게 계속 관심을 가지고 오지랖을 부리면 인생이 피곤해진다. 괜한 구설수에 오르거나 비교 때문에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그럴 시간에 자신의 인생에 좀 더 집중하자. 오지랖이 넓어서 좋을 때도 있었지만 극히 드물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오지라퍼라고 생각된다면 당장 멈추자. 자신을 위한 오지라퍼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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