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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ug 14. 2023

이 세상에 넘을 수 없는 벽은 없다

지난주 금요일 오랜만에 여동생, 어머니와 함께 조카 포함 아이들을 데리고 키즈카페에 갔다. 익스트림 형태의 새로운 키즈카페였다. 아이의 손에 태그할 수 있는 팔찌를 채웠다. 각각 설치된 구조물을 통과하여 팔찌를 태그하면 점수가 쌓인다. 또 가장 빨리 통과한 아이들의 시간이 모니터에 기록된다. 지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경쟁심이 불탄다.     


둘째 아이와 조카는 각각 10살, 9살이다. 한 살 차이라 둘이서 여러 구조물을 돌아다니면서 통과하고 있다. 막내 아이는 이제 6살이다. 초등학생 아이들보다 체구도 작다. 따로 내가 덜 위험한 구조물에 데리고 다니려고 했는데, 둘째 아이와 조카를 계속 쫓아간다고 아우성이다. 형과 누나가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따라서 해야 하는 동생의 습성이 발동한 것이다.     

줄을 잡고 넘어야 하는 구조물이 있었다. 아이들이 올라가기에도 상당히 경사가 심하다. 줄을 잡고 올라가는 것도 난이도가 상당하다. 둘째 아이가 먼저 도전했다. 첫 번째 시도는 실패했다. 선천적으로 겁이 좀 많아서 신중하게 줄을 잡고 한 발씩 올라갔지만 금방 포기했다. 다음에는 조카가 도전했다. 역시 첫 번째 시도는 실패했다. 다른 구조물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막내가 갑자기 줄로 달려든다.     


“너는 아직 어려서 할 수 없어. 다른 쉬운 곳으로 가자.”

“아니야, 할거야!”     


형에 비해 겁이 없는 막내 아이는 그 작은 손으로 줄을 잡고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친다. 넘어진다. 다시 줄을 잡고 어떻게든 올라가기 위해 한 발을 내딛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그만하라고 다가갔다. 그 순간 막내는 방법을 터득했는지 줄을 잡고 한 발씩 계속 나아갔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줄을 잡고 끝까지 정상에 올라왔다.      


다시 줄을 잡고 내려가는 그를 보고 말문이 막혀버렸다. 나는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생각했지만, 막내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내려오는 막내 아이의 얼굴은 땀이 비 오듯 했지만, 미소가 가득했다. 또다시 형과 누나를 따라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     


8년 전 작가가 되고 싶어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책을 쓰겠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은 네가 무슨 글을 쓰냐고 비웃었다. 특히 한 선배는 술자리에서 내 머리를 툭툭 치면서 네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소리쳤다. 그의 썩은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대부분이 책을 출간하는 것은 유명인사나 대학교수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가스라이팅이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자꾸 들으니 나도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러다 결국 ‘그래! 내가 무슨 작가냐! 허무맹랑한 꿈을 꾸고 있었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나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이 쓴 <10미터만 더 뛰어봐> 책을 읽고 다시 결심했다. 내가 정한 벽을 깨고 저 너머에 있는 작가라는 새로운 세상에 가보기로 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쓰고 또 썼다. 시간날 때마다 글쓰기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적용했다. 그렇게 한지 1년 만에 첫 책 <모멘텀>을 출간할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 저자 증정본을 받고 펑펑 울었던 그 날은 여전히 내 기억에서 또렷하다. 그 때 처음 느꼈다. 이 세상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은 없다는 사실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가? 그대 자신을 믿어라. 포기하지 말고 계속 두드린다면 언젠가는 그 벽을 넘거나 부수는 날이 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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