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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퇴사하고 키워야 할 2가지 능력은

by 황상열

다시 날씨가 영하 10도까지 내려갔다. 겨울은 당연히 추운 게 맞지만, 옷을 몇 개 껴입었는데도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다. 장갑을 껴도 손가락을 움직이는 게 힘들 정도다. 몸도 춥지만, 유독 마음도 같이 얼어붙었다.

중년의 퇴사는 몸과 마음을 모두 지치게 한다. 거기에 생각지도 못하게 갑자기 맞이하는 퇴직은 생각보다 후유증이 크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많다. 근무할 때 주변 지인에게 물어봐도 회사에서 잘리면 어떡하지? 라고 걱정하지만, 실상 나중을 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회사에 있을 때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일에 치이다 보면 피곤해서 미루게 된다.


얼마 전 퇴사 관련 유튜브 채널의 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한 중년이 아침마다 열심히 운동하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상의를 탈의하고 팔 굽혀펴기, 턱걸이, 스쿼트 순으로 운동한다. 근육이 거의 보디빌더 수준이다. 단단한 복근이 그가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말해주는 근거다. 진행자가 나이를 물어봤다. 보기에 40대 후반 ~ 50대 초반으로 보였다. 대답을 듣고 깜짝 놀랐다. 환갑이 조금 지난 나이라고 했다. 와 저 얼굴에 몸매가 60대라고? 아마 그 영상을 봤다면 공감할 것이다.


그것보다 더 대단한 것은 뿜어내는 분위기가 활력이 넘쳤다. 화면으로 보고 있는 나도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같이 기분이 좋아졌다. 시종일관 큰 목소리로 말하고 시원하게 웃었다. 참으로 인생이 즐거워 보였다. 지금 하는 일을 물어보았다. 용접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었다. 시작한 지 이제 10년째라고 한다. 용접과 운동으로 일상을 보내는데, 삶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운동을 마친 후 커피숍에서 그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직장을 잘 다니다가 40대 후반에 사표 내고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50대 초반 갑작스럽게 사업이 망하고 사기까지 당하는 바람에 모든 재산을 탕진하게 되었다. 집 곳곳에 빨간 딱지가 붙어있는 경험까지 하게 되니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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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남은 가족이 있기에 가장으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하니 사업은 자신과 맞지 않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다시 사업을 하는 것은 포기했다. 이제 50대에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았다. 두 개의 능력을 찾았다. 그 두 개는 중년에 퇴사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의 인터뷰와 내 생각을 같이 정리해서 한 번 소개한다.


첫째, “기술”이다. 사업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그는 말했다. 물론 그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사업으로 인한 성공과 실패의 확률은 그 차이가 너무 크다. 리스크를 적게 하려면 결국 기술을 배워서 자신의 업으로 만드는 것도 좋다. 그는 여러 기술 중 “용접”을 배워서 일자리를 찾았다. 다만 기술을 배울 때는 누구보다 잘할 수 있도록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절실하게 배워야 한다.

둘째, “체력”이다. 그가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50대 초반 사업이 망하고 나서 매일 술 마시는 날을 보냈다. 그러다가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더 마시면 죽을 수 있다는 경고에 정신 차리고,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공원으로 나가서 쉬운 운동부터 시작했다. 10년 동안 거르지 않다 보니 몸짱이 되었다.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아 병원에도 가본 적 없다고 밝힌다. 용접일을 하면서도 쉽게 피곤하지 않게 되어 너무 좋다고 웃는다.


공감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특히 중년의 나이가 되면 스트레스도 많고 그것을 담배와 술로 푼다. 그러다가 몸이 망가져서 건강을 망치게 된다. 마음도 불안하고 감정소모도 많아지다 보니 쉽게 피곤해진다. 내가 그랬다. 왜 이렇게 분노와 짜증을 잘 내는지 파악해 보니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도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중년의 퇴직을 맞이했다면 너무 방황하지 말고, “기술”을 배우고 “운동”을 시작하자. 기술은 자신의 밥벌이를 만들어 줄 것이다. 운동은 그것을 뒷받침할 체력을 준다. 나도 우선 내가 잘할 수 있는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더 배우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또 시간날 때 틈틈이 운동하면서 활력과 면역력을 키우려고 한다. 그 두 개의 능력이 당신의 근사한 인생 제2막을 열어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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