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좋아져야 마음도 산다
대학 졸업반 시절 취업 준비를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모두 낙방했다. 지치다 보니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침대에만 누워 있었다. 의욕이 없었다. 다시 일어나야 하는데, 회복이 쉽지 않았다. 어머니는 괜찮다고 하는데, 오히려 부끄러웠다. 이제 20대 중후반을 지나고 있는데도 앞가림을 하지 못하다 보니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일주일 동안 집에만 있다 보니 답답했다. 계속 누워만 있다 보니 몸도 무거웠다. 피로가 누적되어 팔 하나 드는 것도 힘들었다. 그것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계속 불안했다. 불평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패배자가 된 기분이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풀리지 않냐고 울부짖었다.
아무래도 이러다가 큰일이 날 것 같아 겉옷을 입고 바로 나갔다. 동네를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앞에 보이는 거리를 따라 쉬지 않고 걸었다. 머리가 복잡했는데, 어느 정도 걷자 조금씩 진정되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30분이 지났다. 다시 집 방향으로 몸을 돌려 걸었다. 집에 도착하니 아팠던 머리가 조금 개운해진 느낌이다. 몸을 움직이니 마음이 같이 작동하는 효과를 느끼게 되었다.
다음날 친구와 함께 헬스장에 바로 등록했다. 매일 아침 1시간씩 근력운동과 달리기를 병행했다. 운동하는 순간은 힘들지만, 마치고 나면 기분이 상쾌했다. 운동 전에는 걱정과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필요했다. 머리가 온갖 잡다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몸도 무겁다. 마음을 비우고 싶은데 명상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몸을 움직여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더 좋았다.
마음이 복잡할 때 운동하면 왜 좋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몸을 움직이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엔돌핀 방출을 자극하여 마음과 정신을 맑게 한다. 가라앉은 감정 상태를 좋게 만들어준다.
둘째, 운동은 뇌의 혈류를 증가시켜 집중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 풀리지 않았던 복잡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해결책이 떠오를 수 있다. 복잡한 문제가 생겼을 때 1시간 이상 걷거나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나면 이상하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았다.
셋째. 몸을 움직이면 끊임없이 지나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나친 생각은 좁은 시선에서 보면 그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 운동하면서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다시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넷째,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잠의 질이 높아진다. 복잡한 문제로 신경 쓰다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다. 정신적인 피로가 잠을 못 자게 만든다. 운동 후 소진한 에너지 덕분에 잠을 잘 잘 수 있다.
다섯째, 몸을 움직이면 자신감이 올라간다. 운동하고 나면 성취감도 느끼고 그에 따라 자존감도 올라간다.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면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진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장착되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통제한다.
위 5가지가 내가 생각하는 운동의 효과다. 모든 문제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자꾸 가족이나 타인에게 짜증이 많아졌다면 내 몸이 약해졌다는 증거다. 몸이 약해지면 예민해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다 보니 마음도 약해진다. 마음이 약해지면 부정적인 생각이 자신의 무의식을 방해한다. ‘나 뭘 해도 되지 않아.“, ”올해는 왜 이렇게 힘들까?’ 등이 그것이다. 이런 생각은 몸을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생각나지 않는다.
몸을 움직여 긍정적인 느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다만 이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시간과 자신의 의지가 필요하다. 다시 스물 스물 부정적 기운이 올라오고 있다. 알아차리고 바로 긍정확문을 속으로 외치며 업무에 집중했다.
지금 인생의 큰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운동하자. 그것도 어렵다면 조금이라도 밖에 나가 30분 이상 걸으면서 산책하자. 몸을 움직이는 순간 행운이 따라오기 시작한다. 체력이 좋아져야 마음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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