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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Feb 25. 2020

결국 사랑이 답이다

군대 상병을 달자마자 그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입대하고 1년이 지나면 꼭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애인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경험을 한다고 들었는데, 내가 지금 이렇게 되어 버렸다. 연락이 며칠 닿지 않다가 갑자기 이별통보를 받았다. 영문도 모른 채 충격을 받은 나는 바로 휴가를 신청했다. 10일 기간으로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연락을 취했지만 여전히 받질 않는다. 문자를 남겨도 한참 뒤에 답장이 온다. 


“이미 우린 끝난 사이니 더 이상 연락하지 마. 이제 볼일 없어.”

“전화 좀 받아봐.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

 

다시 문자를 보내지만 묵묵부답이다. 아무런 반응도 없는 그녀의 태도에 화도 나고 답답했다. 그녀의 집 앞을 찾아가 몇 시간을 기다려보기도 했지만, 허탕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어느 덧 귀대 하루 전날이 되었다. 겨우 연락이 닿은 그녀가 만나자고 했다. 장소는 인천 월미도였다.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 물론 아직 군대에 있으니 제약은 있지만 좀만 기다려줘.”

“사실 나 만나는 사람이 있어. 너 입대하고 몇 개월 후 혼자 있으니 외롭더라. 제대하고 복학한 선배와 만나고 있어. 물론 미리 이야기 못한 내 잘못도 크지만, 너에 대한 마음도 식었어. 그니까 이젠 내 앞에서 없어줘 주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내내 억울하고 분했다. 그냥 테이블 앞에 놓여있는 물잔을 들어 그녀의 얼굴에 부어버렸다. 꺼지라는 말과 함께. 


부대복귀 후 한참동안 이별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래도 많이 좋아했기에 잊으려고 노력해도 쉽지 않았다. 군생활에 더 집중하면서 하루하루 버티다 보니 조금은 편해졌고, 어느새 제대했다. 성향이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면 그로 인한 상처가 꽤 오래 지속되는 편이다. 제대하고 다른 상대를 만나 사랑하며 다시 치유할 수 있었다. 


꼭 이성과의 만남 뿐만이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어느 모임이든 먼저 찾아갔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도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스스럼없이 친해졌다. 


그 사람들 모두에게 잘하려다 정작 챙겨야 할 사람에게 소홀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나 상대방에게 문제가 생겨 관계 모두가 깨졌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 놓친 꼴이다. 이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도 나름대로 컸다. 사람을 믿는 것이 두려웠고 또 속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다시 사람을 만나기 싫어 한동안 대인기피증에 빠지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이었다. 먼저 손을 내밀어 밥도 사주고 힘을 내라고 격려도 해준다. 


이제는 나부터 이별과 상처로 힘든 상대방에게 사랑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그 도구 하나가 바로 글쓰기다. 내가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통해 위로와 공감을 얻어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부족한 글이지만, 내 진심과 사랑이 전달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날까지 계속 쓸 예정이다. 


또 여건이 되면 직접 상대방과 만나 밥 한끼라도 사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누며 사랑을 전달하고 싶다. 그렇게 이별과 상처를 치유하면서 다시 사랑으로 행복을 찾아갔으면 한다. 결국 관계를 회복하는 유일한 답은 사랑이다. 이 삭막한 세상과 유한한 인생 속에서 서로 싸우지 말고 사랑하면서 살자. 


“당신의 사랑만이 나를 구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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