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에 대해서

by 황상열


“내가 이렇게 하라고 했지? 저렇게 하라고 했냐?”


신입사원 시절 일에 서투르다 보니 매일 한번씩 사수에게 혼났다. 아직 업무를 잘 몰라서 혼나도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지만, 매번 야단 맞으니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하기가 싫을 정도였다. 오늘은 또 어떤 일로 혼날지 두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또 보고서에 들어가는 삽도를 잘못 그려 1시간을 욕을 먹었다.


“고작 삽도 하나도 못 그리는데 더 큰일을 할 수 있겠냐? 앞으로 어떻게 일하려고 그러냐? 학교에서 뭘 배웠냐? 한번만 더 이딴 식으로 일할거면 나가!”


사수의 호통에 그날따라 너무 위축되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자신감이 너무 떨어져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루종일 의기소침했다. 일을 해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퇴근시간이다. 사수가 다시 나를 부른다. 또 뭐지? 할 이야기가 있다고 같이 나가자고 한다. 이제 회사 밖까지 나가 나를 갈구는 건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를 따라 들어간 곳은 허름한 고깃집이었다. 삽겹살과 소주를 시켰다. 고기가 익는 틈을 타 빈 잔에 소주를 따라준다.


“상열아, 내가 좀 뭐라 했다고 벌써부터 주눅들면 어떡하냐? 너 벌써부터 그렇게 혼나는 걸로 하나하나 신경쓰면 앞으로 사회생활 못해. 계속 회사 다닐 거잖아. 그럴거면 남에게 보이는 시선 같은 거 일일이 다 신경쓰지 마라. 아직 일이 서투르니 바로 잡아주려고 혼을 내는 거지. 아! 물론 내가 말이 좀 심하거나 말투가 그런 것은 미안하고 이해해줘. 잘하고 있고, 조금 더 꼼꼼하게 보는 연습을 해.”


사수의 진심어린 한 마디에 내 마음도 좀 편해졌다. 실수가 없도록 더 꼼꼼하게 업무에 임하겠다고 대답하며 같이 술잔을 부딪혔다.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다음날부터 혼이 나더라도 다시 심기일전하여 나를 믿고 밀어부쳤다. 모르는 것은 미리 찾아보고 공부도 하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업무능력이 향상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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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만 15년째인 지금도 신입사원 시절을 생각하며 가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할 때가 생긴다.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원래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었다. 낯을 별로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금방 친해졌다. 특히 책을 출간하고 나서 자기계발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다양한 모임에 여건이 허락하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나를 어필하고 도움을 주고 받기도 했다. 특히 새 책을 출간한 작가들을 돕고 싶었다. 그 저자의 신간이 출간되면 직접 구입하고 읽은 후 홍보를 겸해 리뷰를 써서 블로그에 올렸다. 그 리뷰를 보고 감사하다는 저자들에게 뭔가 보답한 느낌이라 뿌듯했다.


그런데 거꾸로 왜 내 책이 나왔는데, 리뷰를 안 써주냐는 저자들의 연락도 많이 받았다. 모임에서 한 두 번 인사나누고 했던 저자라면 이해는 간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블로그 댓글로 욕을 한다.

차별하냐고. 아니 언제 봤다고 그런 막말을 하는지.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나와 친분이 있거나 서평 이벤트를 신청해서 당첨이 되는 두 가지 경우를 빼곤 새로 나온 저자의 책 리뷰는 더 이상 안하기로 했다. 여전히 가끔 메일이나 블로그 댓글로 리뷰 좀 써달라고 연락이 온다. 미움받을 용기가 또 필요하다. 위 두가지 경우가 아니면 이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위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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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그 많은 사람들과 교류했지만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10%도 안된다. 모두에게 잘하려고 노력하고 남이 어떻게 볼지 신경쓰다 뒤통수를 맞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관계가 무너지고 내 마음에 받았던 상처로 인해 일년에 3~4차례 힘들었다. 물론 나의 잘못과 실수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더 이상 남들 시선에 의식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려고 노력중이다. 업무나 관계에서 미울받을 용기가 또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도 남들 눈치를 보느라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한가?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가? 이 두 가지 질문을 던졌을 때 “Yes" 라고 한다면 다시 한번 고민하자. 남에게 시기와 질투, 미움 좀 받으면 어떠랴.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그런 것쯤 무시하고 살아도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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