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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Oct 02. 2020

이번 추석은 사랑과 배려를


*가족간에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다시 추석이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 엊그제 설 명절을 보낸 듯 한데, 벌써 추석이 왔다. 이번 명절에는 부모님과 여동생 내외가 우리 집으로 놀러왔다. 매년 우리 가족이 광명 본가로 향했지만, 이번에는 그 반대였다. 바쁘다는 핑계로 두 달만에 만난 부모님과 여동생, 매제를 보니 참 반가웠다. 많이 자란 조카도 우리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아내가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을 서로 나눠 먹고 웃고 떠든다. 서로의 근황을 묻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밤이다. 헤어짐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서로 헤어진다. 다음날 추석 당일 아침 장인어른이 계신 안동으로 먼 길을 떠났다.      


여기서도 장인어른과 아내의 고모들에게 인사하고, 그 동안의 회포를 풀었다. 이렇듯 보통 명절은 그 동안 보지 못한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웃고 떠들면서 시끄럽게 보낸다. 그 바탕에는 서로 간의 지켜야 할 배려와 예절이 있다.      


잠깐 쉬는 시간에 뉴스를 보게 되었다. 여전히 이번 추석에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아산에서 60대 남성이 누나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누나 부부가 동생네 집에 놀러와 오랜만에 술을 마시다가 일어났다고 전해진다.      


차례 지내는 문제로 서로 갈등을 빚다가 만취한 동생이 화를 참지 못하고 저질렀다. 매형은 죽고 누나는 크게 다쳤다. 분명히 살인을 저지른 60대 어르신은 큰 죄를 졌다. 하지만 추측컨대 누나 부부도 동생에게 차례 문제로 오랫동안 잔소리를 했을 것이다. 오랜 시간 그것이 동생의 마음에 쌓였고,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결과가 살인이었다.     

 


*명절에는 사랑과 배려를     


사춘기 시절 한동안 명절에 친척을 만나러 가지 않았다. 할아버지, 큰아버지가 계신 시골에 가면 추억이 많았지만, 늘 식사자리에서 고성이 오갔다. 집안의 장자인 큰아버지와 사촌 큰형이 꼭 한마디씩 하여 부모님의 속을 뒤집어놓았다. 역시 재산과 돈 문제로 갈등이 많았다. 어린 시절 그 모습이 너무 충격이었다.      

가족이라 해도 아예 맞지 않으면 차라리 직접 보지 않는 게 낫다. 만나봐야 또 서로 불편하고 싸울 게 뻔한다. 그냥 전화로 안부만 간단히 전하자. 부모 자식간에 형제간에 서로 맞지 않은 게 있더라도 정말 원수라면 인연을 끊자.      


명절에 오랜만에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가. 이 삭막한 인간관계 속에 그나마 가족이 나를 챙겨주고 위로받을 수 있는 마지막 울타리인데. 그 울타리 안에서 서로간의 배려와 사랑만으로 나누어도 충분히 웃고 행복할 수 있는데, 이런 비극이 발생할 때마다 안타깝다.      


어른은 아이들에게 잔소리가 아닌 덕담을 해주자. 시어머니는 며느리 고생시키지 말고 친정에 있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해주자. 가족간에 취업은 언제 할거냐? 결혼은 언제 할거냐? 아이는 언제 낳을거냐? 연봉은 얼마 버냐? 는 등 서로 껄끄러운 이야기는 서로 조심하자. 서로간의 사랑과 배려로 풍성한 한가위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 즐거운 추석 보내시고 보름달에 이루고 싶은 소원도 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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