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birthday to me
* 벌써 한해가 지났다.
2020년도 벌써 보름 밖에 남지 않았다. 항상 보름이 남았다고 느낄 때가 되면 축하합니다 메시지를 받는다. 달력을 보니 12월 16일이다. 그렇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내 생일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의 일상이 모두 변했다. 일년에 한 두 번 쓸까말까 했던 마스크가 이젠 쓰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사람들의 접촉과 이동을 제한했다. 대면에서 비대면 위주로 바뀌어갔다. 가끔 진행하던 오프라인 소규모 세미나도 장소 섭외와 모객의 어려움으로 중단했다. 이것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답답했다. 그러나 위기에도 기회는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화상 프로그램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첫째아이도 학교에 가지않고 수업을 집에서 줌으로 진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미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신 지인들에게 사용법을 배웠다. 소규모로 진행하던 오프라인 강의를 줌을 통해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회사 업무도 많이 바빠졌다.
주중에는 9시부터 6시~7시까지 직장에서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미리 계획한 날짜에 직접 기획하거나 또는 초대받은 강의를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올해는 다른 해보다 빨리 지나간 느낌이 든다.
* 해마다 생일이 되면
12월에 태어난 나는 유독 겨울을 좋아한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거리마다 캐롤이나 팝송이 거리에서 울렸다. 음악을 들으면서 돌아다니면 그 분위기가 참 낭만적이었다.
대학시절에도 이 맘때쯤 생일 전후로 기말고사가 끝났다. 친구들과 같이 시험도 끝났겠다 이제 곧 겨울방학 시작이니 원없이 술 마시며 축하파티를 했다. 다음날이면 그 여파로 피곤했지만 그 자유를 만끽했다. 사회생활을 하고 나서도 생일이면 항상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보냈다. 결혼 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케익에 촛불을 켜서 같이 축하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늘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생일을 맞는 의미가 더 새롭게 느껴진다.
* 1년에 단 하루뿐인 특별한 날
2020년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그냥 여느날과 다르지 않는 365일 중의 하루처럼 느껴졌다. 이제 생일을 챙기거나 축하를 받을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했다. 울적한 마음에 SNS에 그래도 혼자 축하라도 해야할 것 같아 사진과 글을 올렸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축하인사를 들으니 기분이 좀 좋아졌다. 그래. 가족들에게 축하받으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으로 출근했다. 가는 길에 지인들과 친구들의 축하문자와 기프티콘 선물이 오기 시작한다.
오늘따라 업무가 출장과 회의의 연속이라 매우 바빴다. 쉴틈도 없이 이동하고 회의하면서 통화했다. 거래처 사람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카톡을 보니 평소의 2~3배 메시지가 쌓여있었다. 다른 날보다 단체톡보다 개인톡 비중이 컸다. 확인해보니 전부 생일 축하 메시지였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면서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지만, 오늘처럼 분이 넘치게 받은 적은 처음이다. 단톡과 SNS 까지 포함하면 500명이 넘은 분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참으로 부족한 사람에게 이리 많은 인사를 보내주시다니 참으로 감사하고 황송했다.
바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모든 메시지를 하나씩 읽었다. 나이가 들었는지 읽을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단어 하나 문장 한줄에 쓰인 마음이 느껴졌다. 진심으로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세상에 혼자 남은 줄 알았는데, 그 반대였다.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잠시 멈추어서 한참을 하늘을 쳐다봤다. 행복한 기분에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서 심호흡을 하며 시선을 위로 향했다.
1년에 단 하루뿐인 특별한 오늘이 이제 30여분도 남지 않았다. 아직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나에게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참 행복하다. 정말 오늘은 내 생애 특별한 날로 기억될 듯 하다. 이 분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글을 쓰고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많이 나눠드리는 것 밖에 없다.
다시 한번 이 글을 빌어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올해도 열심히 살았던 나를 위해 자축합니다. “Happy birthday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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