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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04. 2017

사랑이 이런 거였어?!

And just enjoy the show

내가 (사랑?? 에) 실패했다고 해서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여전히 사랑을 통해 구원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실패하는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랑이란 비즈니스도 아니고 또 도전의 대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이미 삶은 변했기 때문이다. 어떤 방향이든 사랑이란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다. 애초에 사랑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한 것이 잘못이다.


(사랑이란 게) 생각보다 더 크고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결정하는 것은 이벤트일지 모르지만, 우리 삶을 결정하는 것은 확실히 '일상'이다.

명절이 주는 진짜 선물은, 그게 끝이 있다는 거라고 에이제이는 생각한다. 그는 반복되는 일상이 좋다. 아침에 식사 준비를 하는 게 좋다. 가게까지 달리는 게 좋다. (268쪽)

지난번 '츠바키 문구점'을 읽으면서도 일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일본의 신사를 보면서, 집 바로 옆의 교회는 보면서 종교가 주는 순기능 중의 하나가 일상을 구성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요는 사랑이란 게 일상을 깨트리는 것이 아니라 일상 안으로 들어올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사랑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그것이 과연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1인 가구가 트렌드라고 하는 얘기는 역설적으로 들린다. '사회'와 '1인'이라는 말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홀로 산다는 것은 명백히 반사회적이다.

인간은 홀로 된 섬이 아니다. 아니 적어도, 인간은 홀로 된 섬으로 있는 게 최상은 아니다. (196쪽)

사랑은 사회를 이루는 기초다. 누군가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됨으로써, 비로소 홀로 된 섬에서 탈출하고 더 많은 사람과의 소통이 시작된다. 그러니까 학교 같은 것? (학교에서 진정 가르쳐야 할 것은 그래... 사랑하는 법이다.) 사랑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아는 편이다. 두 사람이 사랑한답시고 두 사람의 세상 안에 갇힌다면 그 결과는 대부분 뻔하다.


사랑에는 용기가 필수적이다. 그 용기는 미인을 쟁취하기 위한 그런 종류의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말하는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리라는 은밀한 두려움이 우리를 고립시킨다. 하지만 고립이야말로 사랑받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유일한 이유다. 언젠가, 언제일지 모르는 어느 날, 당신은 차를 몰고 가리라. 그리고 언젠가, 언제일지 모르는 어느 날, 그가 혹은 그녀가 거기에 있으리라. 당신은 사랑받을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결코 혼자가 아니기에. 혼자가 아니기를 선택했기에.'(196쪽)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사랑은 그런 거였다.


섬에 있는 서점(The Storied Life of A. J. Fikry)

개브리얼 제빈(Gabrielle Zevin) 지음

엄일녀 옮김

초판 1쇄 인쇄 2017년 9월 20일

초판 1쇄 발행 2017년 10월 5일

문학동네 | 임프린트 루페

원소설은 작가의 여덟 번째 작품으로 2014년에 발행되었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처음으로 올랐다고 한다.

개브리엘 제빈은 2005년에 개봉한 '낯선 여인과의 하루'라는 영화의 시나리오도 쓴 경력이 있다. 영화 설명을 찾아보니... 어떤 분위기인지 쉽게 짐작이 간다. Independent Spirit Awards 오리지널 각본 후보에도 오르긴 했지만 수상은 못했다.

책이나 서점과 관련된 책들은 눈의 띄는 대로 사서 읽는 편인데, 이 책 역시 그 영향이 크다. 만약에 원제목대로 '에이 제이 피크리씨의 소설 같은 인생' 같은 제목이었다면 아마도 훨씬 나중에야 만나게 되었을 작품이다.

톡톡 튀는 대화가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매우 현실적으로 만들어 준다. 결코 낭만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낭만적인 색칠을 해나가는 점이 재미있었다.


Lenka Album Cover (2008, Lenka)

The Show (by Lenka): 3분 57초

작사/작곡: Lenka, Jason Reeves

2008년 발매된 호주 출신의 가수 겸 배우인 Lenka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2009년에 싱글로도 발매가 된 바 있다.

렌카(Lenka)의 최고 히트작이다. 몇몇 TV 프로그램과 광고에 사용되기도 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2011년 영화 머니볼(Moneyball)에서 Keriss Dorsey(극 중 Brad Pitt의 딸 역)가 불렀던 것이다.

후에 그녀의 'Everything at once'라는 곡은  Windows 8의 광고음악으로 사용되었다. 곡의 분위기나 목소리가 광고에 잘 어울리나 보다.

이 노래를 자세히 듣고 있으면 릴리 알렌(Lily Allen)이 생각나는데, 그렇다면 어느 쪽이 먼저 데뷔를 한 걸까 궁금증이 생겨서 비교해 보았다. 나이는 렌카가 많지만 데뷔는 릴리 알렌이 더 빨랐다. 물론 이 곡의 분위기는 릴리 알렌의 2집(2009년 발매) 분위기와 비슷하지만...

2017년에도 앨범을 발매하는 등 꾸준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중적으로는 위의 2곡 외에 차트 성적은 없는 편이다.

처음에는 이 곡을 '도시의 시간'(박솔뫼, 민음사)과 묶어 보려고 했는데, 그 둘의 공통점은 '소녀'였다. '도시의 시간'에서 내가 본 것은 막막한 청춘의 시간들이라기보다는 깨끗하고 순진한 소녀들의 세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전체적인 가사와 곡의 분위기가 왠지 걸려서 보류해 두고 있었는데, '섬에 있는 서점'과 잘 어울리는 2곡 중의 하나라 고민을 많이 했었다. 다른 한 곡은 데파페페(Depapepe)의 'Start'인데 그쪽은 연주곡이라는 점이 살짝 거슬렸다. (이 책은 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뿐더러 큰 장점이기 때문에... 사람 목소리가 있는 곡이 더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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