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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맛깔난 글쓰기 도전 그리고 팬데믹

Quelle coïncidence

by 낭만셰프

Quelle coïncidence

'이런 우연이'


자주 쓰는 그런 프랑스어 표현은 아니지만, 우연이라는 상황 속에서 쓰이는 문장이다

과연 우연이 자주 찾아올까? 아마 인생에 몇 번 찾아오지 않는 그런 기회 아닌 기회이다


평생에 기억되는 그런 우연이 찾아오는 그런 날이 찾아올까 가끔 생각한다. 그때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그런 우연이라 생각되지 않던 상황이 그 후 나중에 곱씹어 생각해 봤을 때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그런 우연이 되는 상황이 가끔 있기도 하다


오히려 그때의 상황이 만들어준 작은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맛깔난 글을 쓰는 그런 요리사라..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팬데믹 코로나 시즌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되었다


2020년 드디어 호주에서 돌아온 나는 팬데믹, 통제 그리고 봉쇄까지

모든 행동에 제안이 걸리며 남들처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잉여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프랑스에서의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 밀리게 되었고 그렇게 모든 계획들이 뒤틀리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이 상황 속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새로운 것을 찾아보기? 새로운 취미? 그냥 쉬는 것?


평소 나를 한번 더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긴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가 관심 있는 것이 뭘까?'

자주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면서 요리가 아닌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때 떠오른 키워드 하나... '글쓰기'


평소 글과는 거리가 멀었었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입시준비와 편입준비를 거치면서 논술준비를 하곤 했었다

그때 본격적으로 글쓰기 수업이라는 것을 받았다


뭔가를 창작하는 것, 나만의 글을 쓰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한 주제를 가지고 뭔가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서 써 내려가는 것 들으면 뭐가 쉬울 것 같지만

연필 한 자루를 쥐고 하얀 A4용지 앞에 다가서면 마치 나의 뇌 속은 하얀 구름과도 같이 맑은 상태가 되어있다

그만큼 창작은 쉽게 그려질 수 없다


하지만 고뇌하고 또 생각하여 완성시켜 나가야 한다

그런 글 쓴다는 행위 자체가 나와는 거리가 멀 것 같았으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제일 생각하는 키워드이기도 했다. 블로그를 쓰는 것이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첫 시발점이 되었다. 글 쓰는 요리사의 첫 시작이기도 하다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무작정 한번 써내려 가봤다

과연 나의 첫 블로그 게시물은 뭐였을까?

직업이 셰프 아니랄까 봐, 맛집 리뷰가 바로 나의 첫 블로그 게시글이었다

전문적으로 따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그냥 손이 타자기 위에서 자연스럽게 나만의 언어로 잘 설명해 가며

있는 그대로를 써 내려간 것 같았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뒤죽박죽 체계적인 그런 블로그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5년이나 꾸준하게 운영해 온 나만의 연습장이자 소통의 장, 절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호주에서 돌아온 뒤 약간의 공백기 기간 중 우연히 찾게 된 새로운 장르 '글쓰기'

이것이 인생의 새로운 기회이자 글쓰기를 좋아하는 셰프가 될 줄이야


오히려 글이 새로운 인연을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정도 나만의 일상을 함께 공유하며 소통을 하게 된다

그 상황 속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도 알게 되고 새로운 관심분야 그리고 프랑스에서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댓글을 통해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인연은 그 작은 블로그라는 공간 속에서 시작되었다. 지금도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인연과 잘 지내고 있다. 사람을 만나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 만나면 모든 것은 다 똑같았다


지금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올리게 된 계기 또한 팬데믹이라는 상황이 만들어준 작은 기회이지 않나 싶다


이 작은 흔적 하나하나가 조금씩 나를 성장시키고 완성해 나가는 것 같다

과거 기억 하나하나 또 일상 하나하나들이 어딘가에 기록되고 또 남들과 공유하며

지치고 힘들 때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글을 쓰는 것 역시 요리하는 것처럼 한번 맛깔나게 해보고 싶다

'맛있는 글쓰기'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레시피가 필요하고 각종 재료를 포함해서 기구 그리고 조미료까지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그 과정 속에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다 필요하다

글 쓰는 것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떻게 글을 써내려 가야 할까 또 그에 따른 틀이나 계획이 있을까 어떤 소재를 이용해야 할까. 요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맛있는 글이 나오려면 그 많은 재료를 가지고 셰프의 경험과 기술을 통해 탄생하게 될 것이다


아직 조금은 서툴지만 꾸준하게 차츰차츰 하나하나씩 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금 그냥 이대로 목표가 있다면 나만의 맛깔난 그런 글이 완성되지 않을까?


'요리만큼 글쓰는게 정말 힘든 여정인 것 같다 하지만 한번 맛깔나게 잘 써내려 가보고 싶다'


글쓰기는 지금 나를 만들고 성장하게 해 준 새로운 도전이 되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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