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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Oct 04. 2020

눈물보다 빨리 떨어지는 낙엽의 계절에는 울어야죠

어차피 낙엽이 타인의 시선을 먼저 빼았겠죠...

웬만하면 안 할 건데

하게 되는 것들이

결과적으로 이 사람을

더 뻔하게 정의했다.



현실, 의식, 사랑의

그 참다운 경계를 찾기 위해

혼자서나 피눈물 나는 정의를

20번의 여름이 지나도록

갈고닦다가,

그 정의보다

연장할 수 있는 비자 한 장이

그 잘난 현실, 의식, 사랑의

일반적이고 아주 보편적인 정의의

일반 전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100여 권의

일기장을 태우기에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멈추지 않은 눈물의 바다에

보이지도 않게 젖은 채

흐느끼며 울다 마주치는

타인의 눈에서 일말의

동정이 없다는 걸 알고 나서야

31 년 동안의

삶은 쇼였다는 걸 알고는 한다.



들지 않는 잠을 자기 위해 오후 6 시부터

누워서는 들었다 놨다 하는 잠을

새벽녘으로 끌고 가면

그날 잠은 성공한 듯 보이나

피곤에 절은 새벽 6 시부터의

워킹 데드는 일없이

하루 종-일 내가 살던 세상이

꽤 거짓이었던 방식으로

단 하루를 건너뛰고 살 수는

없었다는 그 경건한

대전제를 두고

제아무리

우리의 헤어짐을

납득하려 해 보지만

그게 잘 안된다는 결론이 날 때 즈음이면

오후 한 시에 도달하고는 한다.



이런데도 살아야 하냐고

물은 답을 들을 때 즈음이면

어김없이 잘 잤냐는 물음에

잘 잘다고 답장을 해주고는

그곳에서의 24 시간을 지내는

그 답장 하나에

씩 웃고 나서는

끝없는 황량한 오후를

그저 그렇게

오지 않으려는 답장을 기다리다

잠드는 척 잘 자겠다는 말을 남기고

6 시의 동면에 들어가고는 했다.



고등학교 친구의 청첩장을 받았다.

산산 조각난 사랑에 대한 믿음의

옅은 언저리에서 나는

그 잘난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그 날의 주인공을 축하할 줄

아는 것이라고 세뇌이며

잃어버린 당신과의 기억을 찾으러

어제 당신과의 기억을 떨어뜨린

바다 한가운데에 배를 타고 가서는

그 바다 밑을 뒤져봐야겠다.



진정 사랑하면 놓아주라는 말도 거짓이고,

정말 사랑하면 잡고 있어라는 말도 믿지 않는 방식으로 내 영혼이 빼앗긴 현재를 산다는 것의

가차 없는 가치 없음은 같이 없음으로 수렴하는 듯 보인다.



잠이 들기에는 너무 이르고

잠이 깨기에는 당신의 기억이 간절한 방식으로

나는 버젓이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하는 생명 활동에는

지장이 없어 보였다.



이 파트가 가장 싫다.


살든 안 살든 나는 살고 있고,

당신의 하루는 내가 있던 적 없이도

잘 흘러간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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