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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Apr 21. 2024

프라이버시의 탄생

'개인 사정으로 오늘 약속 좀 취소할게요':-(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일단은 부끄러워서

숨기고 싶어하는 과정에서

프라이버시를 경험하는 것 같다. 



지키고 싶은 것.



지키고 싶은 마음,



혼자만 알기에도 벅찬

사실은



타인의 궁금증과

타인의 개입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게 된다.




그렇게 

지키고 싶은 공간

시간,

마음이 




결과적으로는 

지켜지지 않음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상처에 대한 프라이버시가 생긴다



들키고 싶지 않은 

상처, 



어느 누구에게도 

목격되고 싶지 않은

못난 모습, 




그런 사건에 

일일이 물어보는 대상만큼

불필요한 것은 

없다는 마음이 자라게 하는




자기 방어의 벽,








결국 

사랑도 표현할 수 없고

미움도 표현할 수 없고

아픔도 표현할 데가 없이

침전하는 자아에게는




울음소리와 

30분만에 소멸되는 

두루마리 휴지의 원래 모습과 




그래도 바뀔 생각이 없는 

현실의 벽만

자신과 조우하는 것 같다







'개인 사정'이라는 

말로 



많은 노쇼와 

많은 약속 불이행과

많은 기대 불만족과

많은 구독취소와

많은 이별이




정당화되어 가는

시대를 경험하는 중이다




너무도 이해가 가고

너무도 합리적이고

너무도 맞는 말인 것이고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따질 수도 없이



현재가 

인지 부조화로 인해

약속이 야속하게 취소됨으로 인해



아파야 한다면

아픈대로 

홀로 다이소에서 

캐릭터 밴드를 사서

붙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약속을 지키는 자의 가치는 

올라가고 

약속을 어기는 자의 가치는

내려가지만,




'개인 사정'의 힘은

강했다. 




어쩌면 약속의 가치 또한

상대적이고, 




가치하는 사람의 약속 취소는 

이해해 줘야 하는 입장이라면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본인'의 

마음의 평화를 찾게 하는 

본인만의 

치료제인 것인지도 

모른다. 





상처는 

자연현상의 그것과 같이

내가 선택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상처는 어차피 주고 받을 것이기에 

필요한 치료제들을 

찾아다니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이 또한 프라이버시의 

일종인 방식으로 





모두가 프라이버시를

추구한다면



프라이버시야말로 

가장 일반적인 

사적이지 않은 단어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표정으로 웃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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