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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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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언니 Nov 24. 2021

마음은 두고 몸만 돌아왔다

 

타국생활이 어느덧 십년을 훌쩍 넘어가면서 언젠가는 어서 이 곳 이탈리아로 돌아오고 싶었던 때도 있었건만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 수록 한국에 머무는 내 엉덩이는 좀처럼 움직이려 하질 않았다


최소한 2년에 한 번 꼴은 한국을 방문하려 하지만 아이가 하나, 둘.. 게다가 작년부터 코로나라는 변수로 2년차가 되던 올해 한국행은 무산이구나 하고 낙담하던 찰라 뜻밖의 기회로 급작스레 한국을 다녀올 일이 생겼고 여전히 직항이 없는 노선, 경유편 항공 티켓을 구하고 자가격리 면제서를 신청하고 PCR검사를 하고 떠나기까지 고작 일주일이면 끝나지만 꽤나 꿈만 같던 그 꿈이 실로 이루어졌었다

-물론 5세 미만 아이 둘을 데리고 경유까지 20시간 가령 소요되는 비행은 적잖이 힘들었지만 말이다..


한국에서 총35일 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와야 하건만 고개가 자꾸 돌아보이고 발 이 쉬이 떨어지질 않는다


어느덧 삶의 터전이 이탈리아로 옮겨져 모든 것이 이탈리아에 있건만 더는 한국에 남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에도 붙잡히는 건 당최 무엇인지..


마음을 비우며 몸은 어찌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한국 어드뫼에 두고 온 듯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질 않고 한국여행의 여독일 지

그저 그리운 마음의 향수병일 지, 몸 저 앓아누워있는 현실에서 눈 만 꿈벅꿈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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