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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Mar 14. 2020

직장생활은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다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

 

 요즘 코로나 사태로 인해 평소의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새삼 모두가 생각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얼마 전에 코로나 확진을 받은 사람이 자가격리 상태에서 특별한 치료 없이 잘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완쾌되었다는 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환절기만 되면 감기에 걸려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시간에 쫓겨서 무리하게 야특근을 하고 몸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 그 일을 마치고 나면 반드시 몸살감기 한 번쯤은 앓고 만다.


 그러면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마음도 지치고 스스로 회사생활에 대해 안 좋은 생각들이 들게 마련이다. 동전의 앞뒷면처럼 몸이 아프면 마음도 같이 힘들어지고 아프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느덧 입사할 때의 초심을 잃고 회사생활이나 조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요즘 대세인 워라밸이 회사나 직장인에게나 서로 중요한 덕목인 것이다.


 회사원 스스로가 하는 일이 적성에도 맞고 회사의 비전도 공유할 수 있는 회사라면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자기 계발도 병행하면서 치열하게 생활할 것이고 나름 주어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좋은 실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쩌면 무리하기도 할 것이다.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장생활도 마라톤과 같다. 스스로가 목표하는 그 회사 내에서의 위치나 직급이 있다면 그때까지 멈춤 없이 도착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회사에서 소위 잘 나간다고 하는 사람들이 뜻밖에도 중요한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면 회사를 떠나는 의문의 상황이 생기는 것을 많이 봐왔다. 혹자는 그래서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하거나 듣게 된다. 현실에서 팩트체크를 해보면 꼭 그렇지가 않다.


 가끔은 스스로의 성취욕구와 욕심에 무리를 하다 보니 몸과 마음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그로 인해 부정적인 생각과 함께 또한 마침, 외부에서의 전직에 대한 유혹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초심을 잃고 쉽게 흔들리면서 자기 확신이 강하게 자리 잡게 마련이어서 회사 입장에서는 퇴사 면담에 대개의 경우 실패하기 마련이다.


 처음 입사한 회사에 만족하면서, 비전과 가치가 공유될 수 있는 회사에서 5년, 10년 일하다 보면 스스로가 프로페셔널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나라에서 자리와 정년을 개런티 해주는 공무원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공무원도 좋은 실적과 열과 성이 없으면 끝까지 복지부동하면서 정년을 맞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고, 실제로 업무 현장에서 과로사해 순직을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회사생활은 프로야구선수생활과 같다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여러 곳에서 정확하게 타율, 승률, 도루율, 타점 등 경기 때마다 매년 기록하고 정량 평가해서 선수의 연봉 계약과 트레이드, 방출을 결정한다. 그때그때 경기의 상황과 경우는 정상 참작되지 않고 결과만을 반영한다. 억울해도 할 수 없고 프로야구선수들은 모두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래서 프로야구선수들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훈련을 통해 경기에 임하기 전에 프로다운 체력관리를 하고 부상을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또한  직장생활도 좋은 회사는 투명하고 실적 중심으로, 정성평가보단 정량평가를 제대로 하면서 프로야구 구단처럼 정확하게, 불만 없게 공정한 인사관리를 하려고 노력한다.


드라마 미생(tvN, 2014)

 

 우리는 가끔 회사에서 ‘ㅇㅇㅇ 가족’이라고 회사와 임직원을 동일시하는 조직에서 생활하게 되면, 스스로의 본분인 프로페셔널이란 사실을 잊어버리곤, 스스로 믿었던 조직에서 도태되어야만 뒤늦게 스스로가 프로였단 사실을 깨닫고서는 후회막급일 때가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 말하는 가족의 개념을 진짜 가족과 비교해 정리해 준다. 어느 가족이 부모와 자식이 서로가 상대평가를 하고 , 또는 이웃과 함께 다면평가로 고과 평가를 하는 가족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굳이 고과와 유사한 경우는 가족 간의 사랑과 염려로 잔소리를 하거나 칭찬을 할 뿐이다.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의 차이는 간단하다. 무엇을 하든 무슨 일을 하던 돈을 받고 하면 프로페셔널이고, 돈을 받지 않고 하면 아마추어의 일종이다. 동네 조기축구와 같은 사회체육이 대개 그렇다. 승패와 기록에 대해 목숨 걸고 하지 않을뿐더러 운동 후 결과에 관계없이 기분이 좋아지거나 몸과 마음이 튼튼해질 뿐이다.


 끝나면 즐거운 회식과 단합, 보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축구공이 자기 앞에 패스될 때는 목숨을 걸고 드리블하고 달려서 장애물을 뚫고 반드시 골을 넣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공을 패스받을 기회가 적어지고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언제나 결과로 말해야 한다.


 회사 일을 할 때도 기회가 올 때, 집중해서 일하고 최선을 다해 좋은 실적을 내야 한다. 매일매일 루틴 하게 돌아가는 일도 잘 해내야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어느 시기에 나에게 회사가 믿고 맡겨준 일이 있을 때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야만 회사와 내가 상호 신뢰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되면 축구처럼 문전에서 공이 내게 패스될 기회가 많아지고 주목받게 된다. 회사생활에 있어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만큼이나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경중 완급을 가려서 효율적으로 일해야만 한다.


 기계가 아닌 감정과 이성을 가진 우리는 매일매일 집중하고 최선을 다할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몸도 마음도 상하고 망가져서 결국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고,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닌 상황을 맞게  수도 있다. 회사도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일하도록 구성원들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언젠가 회사가 믿고 맡긴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고  최선을 다해   프로젝트를 수행해주기를 원한다.


 회사생활은 나라를 구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  가족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가끔 회사를 위해 일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회사나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정치인만큼이나 그를 믿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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