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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어차피 성공과 실패의 난타전이다

계획 세우기

by 봄날


영화 기생충에서 가족 전원이 백수인 집의 가장인 아빠 기택(송강호)은 우연히 친구의 제안으로 부잣집에 과외 선생으로 가게 된 아들 기우(최우식)를 바라보며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고 기특하다는 듯 말한다.


하지만 결국 그 부잣집에서 그들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도망치듯이 박 사장의 집에서 빠져나와 폭우를 뚫고 집으로 돌아와 수해를 당한 주민들이 모여 있는 체육관에서 기택은 기우에게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 플랜! 왜냐,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 되거든, 인생이”라고 설득한다.



어떤 일이 막상 눈앞에 벌어지기 전까지는 우리는 많은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상상과 함께 결국 목표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즐긴다. 계획한 그 일이 아무런 변수 없이 무탈하게 이루어지리라고 상상하며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인간만이 오직 내일을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언제나 갑자기 예측하지 못한 돌출변수가 나타나고 그 계획은 수정되기를 반복한다. 당초 계획에서 계속 새롭게 나타나는 변수와 함께 도전에 응전하며 계획은 업데이트되고 수정되는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아무런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다면 결국 차선, 플랜 B도 없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 계획을 세우는 것은 모든 일의 시작점이다.


군산오름


언제나 우리는 계획한 그대로 진행되고 무탈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번 많은 계획들을 세우고 허물기를 반복한다. 누군가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과 치열함이 계획이라는 과정의 수립을 통하여 추진할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는 우리가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꿈이 된다. 기억은 우리를 과거로 인도하지만 꿈은 우리를 미래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얻어맞기 전까지는((Everyone has a plan til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라고 핵주먹이라 불렸던 마이크 타이슨은 말했다. 한편으로 보면 그의 말이 가슴에 와닿긴 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계획도 없이 핵주먹을 그대로 무방비 상태로 얻어맞을 순 없기 때문이다. 어떤 계획이 없는 것은 곧 꿈이 없는 삶, 인생에 실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냥 포기하는 것이다.



얻어맞는 게 두려워 싸워보지도 않고 피해버리면 앞으로 그 어떤 것들과도 맞서서 싸워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얻어터지더라도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하나하나 그 과정을 통과하며 치밀하게 준비하고 당당히 맞설 수밖에 없다. 인생은 어차피 성공과 실패의 난타전이다.



“인생이란 건 결국 난타전이야.

네가 얼마나 센 펀치를 날리는가가 아니라

네가 끝없이 맞아가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며

하나씩 얻어나가는 게 중요한 거야.

계속 전진하면서 말이야.

그게 바로 진정한 승리야.



영화, 록키(1977) 중에서


계획은 계획한 대로 안되기 때문에 우리의 인생에서 무계획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영화 기생충의 아빠 기택처럼 내가 계획하지 않은 남이 계획한 대로 던져주는 피자박스를 평생 접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삶에서 가끔은 힘들고 좌절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내가 계획한 대로 목표를 향해 방향만큼은 올바르게 전진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계획한 속도대로 되지 않아 늦어진다 해도 그 방향만큼은 올바르게 전진하고 있다면 설사 많이 둘러갈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그 목표한 지점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든 어떤 불안과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법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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