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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n번째 직장

내가 우연히 발견한 그 채용공고, 다시 없을 기회일지도

나에게 맞는 채용공고를 찾은 것부터가 운의 시작

by 데자와

이직은 운이다.


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채용공고를 발견하는 것부터가 운의 시작이다.

괜찮은 채용공고였는데 마감이 된 후에 그 공고를 발견했을 때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는 왜 이 괜찮은 채용공고를 이제서야 본 거야


한 번 놓친 채용 포지션은 다시 뜰 리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채용하는 신입 채용이 아니고서야 경력직의 특정 포지션은 그 기회를 한 번 놓치면 다시 잡기가 쉽지 않다.


회사가 채용을 결정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일하던 직원이 나가거나 아니면 특수한 상황에 의해서 일할 사람이 필요해지거나.


홍보담당자로 일하던 첫 회사에선 이전 직원의 '퇴사'로 인해 채용될 수 있었다. 결혼과 동시에 해외로 이민을 떠난 이전 담당자 덕분에 채용공고가 떴고, 나는 대기업의 공익재단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퇴사를 하자 해당 회사는 홍보 경력직 채용을 3년만에 다시 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공공기관)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뽑힌 경우다.

공공기관에서 홍보 경력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채용이 있더라도 개방형 직위의 계약직 채용이 주를 이루며 홍보팀장이나 센터장 등 임원급을 뽑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에는 당시 홍보팀장의 외부 경력직 채용에 대한 강력한 니즈 때문에 채용 포지션이 생긴 것으로 들었다. 정규직을 늘리려면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공공기관의 특수한 상황을 놓고 감안할 때, 홍보 경력직을 '정규직'으로 채용공고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당시 이직이 갈급해 수시로 채용사이트를 드나들던 나는 현재 회사의 채용공고를 발견해 지원했다.

그리고 내가 뽑힌 이후 '홍보경력직' 채용은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물론 같은 포지션으로 채용공고를 수시로 내는 회사도 있지만 이건 그만큼 해당 회사의 퇴사율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직에 신중한 경력자로서는 부담이 된다.


따라서 채용공고가 보이면 망설이지 말고 채용사이트부터 접속하자.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이력서 쓸 시간이 부족한 경력직의 경우, 자기소개서 쓰는 걸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어느덧 해당 채용공고는 마감되어 있기 마련이다.


내가 '운 좋게' 발견한 채용공고는 다시 없을 채용공고라고 생각하자.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쓰는 건 차후로 미루더라도 우선 채용사이트에 들어가서 개인정보부터 입력하자.


내가 본 채용포지션이 향후 몇 년간 현재 담당자가 퇴사하기 전까지 발생하지 않거나 앞으로 영영 뜨지 않을 공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담)

내가 이 글을 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인이 나에게 맞는 채용공고를 보내줬는데 '왠지 모르게 서류심사에서 탈락할 것 같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원기간을 놓쳤다.


누군가가 나에게 "여기 한 번 써봐. 어때?"라고 하면서 채용공고를 보내주면 감사히 생각하고 쓰자. 내가 발견하지 못한 채용공고를 나 대신 찾아준 이의 노고를 위해서라도.


내가 찾지 못한 채용공고를 지인이 찾아서 대신 전달해주는 것부터가 엄청난 '운'이다. 나는 이 운을 발로 차 버렸다.


마감기간이 지나 다시 찾아본 해당 포지션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채용 기간을 1주일 연장했다. 나는 이걸 또 미적미적 대다가 연장된 기간마저 지나치고 말았다.


이직도 견물생심이다.

채용공고를 발견하면 공고내용을 눈으로 확인만 하지 말고 일단 해당 채용사이트에 접속해서 개인정보부터 입력하자. 뭐라도 입력한 이력서는 끝까지 쓰게 되어 있다.


마감기한을 지나고 나니 이력서를 안 쓴 게 사무치게 아쉬워진다.


'저 자리가 내 자리였을 수도 있는데'

'채용기간 연장까지 한 거 보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았을 수도 있는데...'


당신이 쓰지 않은 이력서는 누군가의 이직 성공률을 높여준다.

그리고 나의 이직을 열 걸음, 아니 백 걸음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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