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편에 있는 메가커피를 어떻게 알아본 건지 저길 가자며 "에에, 에에!!"하면서 자기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운전을 못하는 나는 아이 어린이집 등,하원을 유모차로 하는데 왕복 40분 거리다.
더운 여름날에 편도 20분의 거리를 아이와 씨름하며 하원하다 보면 "어휴, 너무 덥다. 카페라도 들어가자"하며 에어컨 바람을 쐴 겸 휴식도 할 겸 가격 부담이 적은 무인카페나 메가커피를 찾았었다.
카페에 가면 아이랑 같이 먹을 요량으로 과일주스 종류를 사서 먹었는데(원래는 커피를 시켰는데 내 커피를 뺏어먹는 걸 보고는 과일주스로 바꿨다) 이게 아기 입에 너무 달고 맛있었나보다.
처서가 지나고 여름 더위가 한 풀 꺾이면서 이제는 더 이상 등,하원 길에 카페에 들르지 않아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딸이 카페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심지어 도로 건너편에서 지나가는데도) 카페를 알아보고는 "에에! 에에!"하면서 카페에 가자고 주장한다. 등원할 때나 하원할 때나 예외없이.
다섯 살 딸을 둔 주변 지인으로부터 주말에 아이랑 카페를 다녔더니 이제는 애가 먼저 "엄마, 카페 가자. 나 아이스초코 먹고 싶어"라고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20개월 아이가 카페에 가자고 먼저 보채다니.
아이들의 기억력이란 정말 대단하다. 자기가 한 번 갔던 장소는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는 20개월 딸.
너무 일찍 카페 문화를 접하게했나.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메가커피 무인포스기 앞에서 음료를 스스로 시켜먹던데, 우리딸은 20개월부터 카페를 알아버려서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