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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별 Dec 04. 2021

고백했다 차였다

좋아하는 것들로 돌진

제곧내

고백했다 차였다. 충동적이었지만 진심이었고 아직도 뱃속에 뭐가 찬듯한 답답하다. 미치겠다. 창피해서 살 수가 없다. 이마에 차인표라는 단어를 써서 붙이고 다니고 싶을 지경이다. 차라리 웃어주소서.


그에게 거절인 듯 거절 아닌 거절 같은 거절을 듣고 집에 가는 길에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전에도 비슷한 답변으로 차인적이 있다! 나란 사람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는 남성에게 직진하는 과감한 사람이었다. 근데 돌이켜보면 고백해서 다 차였다.

거침없는 방탄 꿀별



좋아하는 것들로 돌진하는 삶

'좋아한다' 참 중요하다. 나의 20대는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나서는 삶의 연속이었다. 좋아하는 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했고,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기꺼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방황했다.


좋아해야만 시작하는  , 정말 피곤하다. 좋아하는 사람과 .  모든 것들은 달콤하지만, 그만큼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나한테 가장 상처가 됐던 말은 내가 가장 좋아했던 친구가 했던 말이었다. 내가 살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때는 내가 가장 동경했던 일들을 피부로 접했을 때였다.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고백했다 차여버린 초라한 마음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아픔을 준다.



좋아하지 않는 것들로 돌진하는 삶

돌이켜보면 20  초반에는 좋아하지 않는 것들로 돌진하였던 때도 있다.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옆에 있는 사람에게, 나와 맞지 않지만 적당히 있어 보이는 학과에 만족하려 했다. 최소한 거절당할  없는, 보장이 확실한 것에 돌진했다. 상처 받기 두려워 안정지향적인 선택만 내렸다.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들 속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깨달은  있다. 좋아하지 않는  역시 상처를 준다!


억지로 맺은 관계들이 주는 피곤함, 딱히 끌리지 않지만 해야 할 것 같기에 매달렸던 성과들. 그 속에서 짙어지는 회의감. 누가 안정적인 선택은 상처 받지 않는다 했던가? 아프다. 겁나 아프다. 사랑하지 않는 것들도 옆에 있는 순간, 내 삶으로 들어오는 순간 상처를 준다. 아프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그렇기에 의미가 없다. 살아있는 한 어떻게든 아픔을 주니까. 그때부터 그냥 기꺼이 좋아하는 것들로부터 상처 받기로 했다.



닦아내면 그만인 게 눈물이니까

아직 20대라 그런 걸까? 여전히 나에게 '좋아하는' 키워드는 중요하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불나방처럼 살려 노력한다. 좋아하는 것들에 기꺼이 뛰어들고, 상처 받고, 행복하길 원한다. 적어도  20대는 그렇게 살고 싶다.


하지만 종종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식의 문구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좋아하는 것들은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갈 때, 머리에 과부하가 올 것 같은 업무량에 지칠 때, 진심으로 표현한 마음이 자존심을 상하게 할 때. 그럴 땐 어딘가 서글퍼진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안으로 오지 않는다는 . 나는 사람도, 일도, 삶도, 심지어는 가족마저 내가 좋아하는 상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내가 원하는 삶을   있다는 것까지.

익숙해지진 않더라


그렇기에 중간에 멈추고, 쓰러지는 때가 있더라도, 다시 한번 좋아하는 것들로 돌진할  같다. 어딘가 무모하고, 상처 받을 것을 알면서도,  길이 고생길인 것을 알면서도 그저   사는 인생,  삶이니까. 그럼 적어도 내일 죽어도 여한은 겠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일래

거침없이 달려가고 안길래


이상 고백했다 차인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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