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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별 Jan 24. 2023

캐나다의 국민 카페 팀홀튼에 합격했다

밴쿠버 워홀러의 구직 여정기

포케집에서 떨어진 후 다시 구직 여정이 시작되었다. 원래도 ‘무직’은 여러 불안을 야기하곤 했지만, ‘외국에서의 무직’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두려움이었다. (돈 없으면 귀국이다..!) 급한 마음에 인디드에 들어가 일단 닥치는 대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복사, 붙여 넣기를 반복하며 주소만 잠깐 본 채 여기저기 지원한 결과 팀홀튼, 에어캐나다, 스타벅스에서 연락을 받게 되었다.





캐나다의 국민 카페, 팀홀튼

캐나다에 온 후 존재를 알게 된 팀홀튼. 외식 값이 비싼 캐나다지만 팀홀튼은 제법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카페이다. 밴쿠버에 도착한 후 팀홀튼에서 팀빗과 아이스캡을 먹으며 비로소 내가 캐나다에 온 것을 실감한 기억이 있다. 다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사람이 끊이지 않고, 별의별 손님들이 온다는 점에서 선호 직장의 느낌이 큰 편은 아니다.


사실 나는 팀홀튼에도 계속 떨어졌었다. 그리고 나는 외국인 코워커와 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팀홀튼에는 꾸준히 지원했었다. 탈락을 반복하던 중 집 근처에 4am 쉬프트 자리를 뽑는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4am..? 말도 안 되는 시간인 건 알지만 현재의 나는 그저 아쉬운 사람이기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새벽 4시는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해줄 것이리라.(아멘)


운 좋게 연락을 받고 면접을 가는 날, 마음이 무거웠다.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가야만 한다. 그렇게 발걸음을 떼고 팀홀튼 매장 내로 들어섰다. 한 번의 주방 경험을 해서 인지 카운터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일자로 뻗은 동선이 나쁘지 않을 것 같군.


팀홀튼은 면접을 보러 가면 프로필과 근무 가능한 시간을 작성한다. 4am에 할 수 있다 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일단 할 수 있다고 썼다.

일단 붙고 보자


그렇게 작성하고 있는데 귀여운 동양인 여자가 등장했다. 그녀는 자신을 매니저라 소개했다.


그렇게 인터뷰는 시작됐다. 빡 센 인터뷰는 아니었고, 이전 근무 경험과 다른 곳은 지원했는지 등 소소한 질문을 했다. 널널한 인터뷰를 이어가는 와 중, 매니저는 내게 물었다.



“너 어디서 왔어?”


“난 코리아에서 왔어.”


“코리아? A!! A!!”



출신지를 물어보던 매니저는 갑자기 카운터를 향해 A를 부르기 시작했다. 카운터에 서있던 A는 급하게 나왔다. 알고 보니 그는 한국인이었다. 매니저의 소개로 나는 그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일면식도 없는 A와 인사를 했다. 영어로 했다가 한국어로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반가운 척했다. 매니저는 그런 나를 보며 말했다.



“A를 봐서 널 뽑아줄게!”



아니 아무리 레퍼런스의 나라라지만 오늘 처음 봤는걸요? 하지만? 오히려 좋아!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고, 혈연 지연 학연 그중 제일인 것은 국연이다!


야호! 뜻밖의 A덕에 나는 그 자리에서 합격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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