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파란 하늘을 보게 된 캐나다 밴쿠버이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을 보는 날은 유독 더 추운 것처럼 캐나다도 그랬다. 하늘은 파랗지만 코 끝이 시리고 찬 기운이 몸의 여기저기를 쑤셔대기 시작했다. 10월이라 생각하고 가을 옷만 가져왔는데... 아무리 블로그를 찾아봐도 날씨는 정확하게 알기 어려웠다. 10월의 밴쿠버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10월의 15일 이후의 캐나다 여행은 춥다. 그러나 단풍은 실컷 볼 수 있다.
추워진 날씨에 산에 눈이 쌓여있었다. 하얀 눈과 파란 하늘 그리고 초록의 자연이 어우러져 또다시 눈이 호강하기 시작한다.
오늘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린 캐년 파크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신비로운 숲 공원이 있다고 해서 일정에 넣어보았다. J 언니도 그런 곳이 있다고 말로만 들었지 아직 가보지 않아서 다녀와서 꼭 후기를 전해주라고 했다. 언니는 웃으면서 20년 가까이 밴쿠버에서 산 자기보다 2주 여행 온 우리가 더 밴쿠버의 여기저기를 많이 본다고 이야기했다. 2주의 시간은 참 여유롭게 여행 다니기 좋은 시간이었다. 집을 내어주고 먹여주고 챙겨준 J 언니 가족의 사랑 덕분이다.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는 시간들이 감사하다고 하루에도 100번은 나왔다.
린 캐년 파크는 트와일라잇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나무 곳곳마다 특유의 이끼가 주는 분위기가 이색적인 곳으로 유명하다. 뭔가 음침한 듯하지만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아주고 있는 듯한 나무들이 있다. 오래된 고대의 시간으로 들어간 듯한 숲에서 나는 한참을 매료되어 시간을 보냈다.
일부러 만들어내지 못할 이끼들이 나무를 뒤덮고 있다. 바닥은 축축하고 나무들은 습기를 머물고 있지만 영화 속의 한 장면에 출연하는 마음으로 설레었다. 캐나다의 나무들은 어찌나 큰지 한 번 위로 올라다 보면 나무의 끝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그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었고 마르지 않고 흐르는 계곡이 습기를 만들어 초록의 이끼가 숨 쉬는 게 느껴진다.
코가 뻥 뚫리는 이 깨끗한 공기, 이 공기를 대한민국에 가져오고 싶었다. 눈이 맑아지고 온몸의 피부가 행복해하며 숨을 쉰다.
계곡마다 시원한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른다. 멀리 가지 않아도 어디서나 깨끗하고 훼손되지 않는 모습 그대로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있다. 10년 뒤에 와도 100년 뒤에 와도 변하지 않을 캐나다의 자연이다.
린캐년의 장점은 입장료가 무료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긴 흔들 다리 또한 공짜! 입장료에 민감한 남편이다 보니 린캐년은 불편함 없이 둘러볼 수 있었다. 단 눈이 많이 내린 산 근처여서 아주 추웠다는 것 빼곤 말이다. 흔들 다리를 건너면 숲 트레킹이 시작된다.
많은 외국인과 관광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등산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더 컸다든지.. 혼자 왔다면 정상까지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계곡의 물들이 정말이지 깨끗해서 빛깔이 아름다웠다. 하나씩 물 위로 떨어진 나뭇잎들이 풍경을 장식해 주었다.
파란 하늘을 하루 종일 보니 그간 침울했던 마음이 말려지는 기분이었다. 회색하늘만 매일 봐야 한다면... 나는 이곳에 살 수 없을 거 같아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대부분의 외국이 10월부터는 우기여서 비가 많이 오고 하루종일 어두짐침한 회색하늘이라고 한다. 남편이 거듭 강조한 사계절 있는 우리나라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는 자연스러운 나무들의 가지들이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장관이다.
떨어진 단풍잎이 얼마나 큰지 내 얼굴이 다 가려진다. 햇빛이 나오자 얼굴에 기미가 생기려나 싶어 나뭇잎을 햇빛가리개 삼아 들고 다녔다. 역시 대륙의 스케일답게 뭐든지 큰 캐나다이다.
밴쿠버에 또 가게 된다면 린캐년에 다시 들려보고 싶다. 여름에 가면 아이들과 물에 발도 담가보며 물장구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도심이 자연과 함께 있어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누리는 캐나다가 참 좋겠다는 이번 여행이었다. 회색하늘만 빼고...
참고로 밴쿠버 여행은 여름이 가장 좋다고 한다. 비행기 값은 10월 15일쯤이 가장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