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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Mar 03. 2024

29/100 나의 멜랑꼴리아

우울하면 보이는 것들

 우울하면 보이는 것들이 몇 개 있지. 정확히는 우울의 우물이 생기고 나서는 그렇다. 가끔씩 '아~ 쟤는 아직 고난을 겪지 못했거나 철이 들지 않았나 보다'라고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마냥 해맑아서면 귀엽지. 그러나 대부분 타인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구분 못한다. 그저 뚫린 입이라고 아무 말이나 내뱉는 경우가 많다. 배려라는 필터가 없다. 혹은 자신만이 대단하고 자신만이 제일 힘들어서 사리분별이 어려운 이들이 그렇다. 공감감이 결여된듯하다. 그러다 보면 지난날의 나도 경솔했던 경우가 생각나 반성이 된다. 지금의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감정대로만 표현하는 그런 행동들을 하려야 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차마. 금기와 계율이 생기면서 저절로 구분이 되었달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쓰지 않아도 타인에게 나쁘게 하기가 쉽지 않아 져서 저절로 오점이 배제되는 시스템이 강제 구축되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타인의 불행을 캐고 위안을 삼고자 하는 의도가 빤히 보이는 언행등이 눈에 탁 띈다. 혹은 뒤에 감춰진 날카로운 모습들이 저절로 보인다. 반대로, 겉으로  매우 좋고 밝아 보이지만 최선을 다해 자신의 우울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도 점점 눈에 띈다.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조용히 슬쩍 앉아 간식과 음료를 나눠먹고 싶다. 그리고 편안한 시간을 함께 나누고 싶다. 내게도 그런 친구가 필요했고 소중했다. 그 친구는 나보다 일찍 우울을 겪은 거겠지.  어차피 안에서 일어난 전쟁은 안에서 해결되는 법. 해결은 못하지만 해소는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서로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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