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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Jun 09. 2020

그저_글

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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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어바웃 타임’에서는 남주인공이 여동생의 현재를 바꿔주기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여동생의 과거를 변화시키니 자신의 현재 삶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동생의 삶을 원래자리로 돌려놓게 된다.

동생은 다치고 아프고 스스로의 결심으로 현재의 행복을 찾게 된다.

‘사랑을 찾는데 시간여행을 쓰고 싶다’는

남 주인공의 낭만 가득한 대사가 좋아서 5-6번 보고나서야

그 장면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_

만나지 말아야 했던 사람

빠지지 말아야 했던 사랑

하지 말아야 했던 선택

일어나지 말아야 했던 상황    

그것들이 없었다면 삶의 아픔이 덜했음은 분명하지만

일어나고야 말았다.    


_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돌이킬 수 없기에 나는 도망을 쳤다.숨었다.

그때의 나를 한번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할 수 있다면 더 오래 숨고 더 오래 도망치고 싶었다.    

말과 행동과 숨이 뒤엉킨 삶에서 도망칠 수 있다면 말이다.

그저 잠시 ‘눈을 감는다’정도가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잠시 호흡을 고르고 살아있는 한 우리는 또 그 얽힘 속에들어가 선택을 해야만 한다.    


_

17년 지기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대화를 했다.

술 한잔 기울이며 사랑도 삶도 추억도 못 만났던 시간만큼 짙은 농도의 단어가 오가다 들었다.    


‘죽고 싶은데 죽을 용기가 없어 술에 취한 밤이면 지나가는 차가 나를 박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역시도 했던 생각이다.


각자의 상황은 다르지만 내뱉는 단어가 다를 수 있지만 살아가면서도 삶의 끝에 서있는 순간이 있는거다.    

나는 늘 죽음에 대하여 가까이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늘 삶에 대하여 글을 쓴다.

누구나 하는 생각들을 그저 나의 언어로 옮긴다.    


숨 한번 고르고 적어 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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