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는 멀고, 오해는 가깝다.

by 지음

조금 무례한 배치였다. 지하철 귀퉁이 좌석, 한 명은 칸막이에 기대고 한 명은 내 정면, 나머지가 쳐진 오른 쪽으로 서니 그들의 삼각형 대열 안에 내가 낀 형태가 되었다. 앉은 자리에 앉아 있었을 뿐인데 그들의 사회적 공간 안에 들어선 꼴이었다. 책을 읽느라 앞쪽으로 숙인 자세였는데도 굳이 그런 대열을 취한 다는 것은, 무신경 해서 일수도 있지만 압박 하려는 의도로도 읽혔다. 만원 열차였다면 피치 못하였구나 하겠지만 뒤로도 옆으로도 빈 자리는 많았다. 중학교 시절이었나 잔돈을 뺏으려 들던 불량배 형들이 꼭 이런 대형으로 어깨에 손을 올렸던 것 같은데...


낯선 이에 대한 사회적 거리. 그에 대한 몰인지 만으로도 불편했지만, 굽힌 사람의 머리를 가운데다 두고 시끄럽게 저들끼리 떠드는 것은 무례하게 까지 느껴졌다. 대중적 공간이란 것이 각자의 규정대로 행할 수야 있지만 이렇게나 타인의 존재에 대해 무감각 하다니. 기분도 좋지 않고, 시끄럽기 까지 하니 글이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책을 덮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똥통에 빠졌을 때 왜 여기 빠졌을까를 숙고하거나 허우적 거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 조그마한 공간이라도 빼내고 차라리 들리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눈감고 벽에 기대 그들이 그렇게나 들려주고 싶어하는 말에 귀기울이려던 찰나였다.


"점심이 느끼했어. 역한 기분이라, 양식보다는 고기가 땡기네."


?!!??!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키 178.5, 체중은 9x. 근육 운동을 많이 했다고 우기지만 만성 과체중인 나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느끼하고 역해서 파스타는 땡기지 않지만, 삼겹살은 들어가는 세계관. 아니 그런 육체의 소유자를 영접할 기회를 발로 걷어찰 뻔 하다니... 얼마나 관대한 자들인가. 이런 경이를 전해주고 싶어 나를 흔들어 깨운 우렁찬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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