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나 Nov 04. 2021

준비만 하지 말고 BE READY !!!


오랜만의 휴일이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침대 위를 이리저리 굴러보고 싶지만 그래도

박차고 일어나본다.

아침이 눈을 뜬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박차고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면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냥 닥치고 일어나 시작해야 된다.

 

완벽주의자들을 보면 결코 시작하는 법이 없다.

완벽한 구상, 완벽한 기획, 완벽한 준비가 되어야 그들은 일어나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완벽함이란 과연 가능한 목표이기는 할까?

인간이 불완전하고 생각이라는 것도 추상적일 뿐 믿을 게 못되는데 무엇을 기대하는 걸까.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명언을 기억한다.

무계획이란 계획이 없음이 아니라  철저히 현실에 최적화하여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자주 드나드는 구내 도서관에서 1인미디어 유튜브 강좌 팸플릿을 보았다.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충동적으로 나를 이끈다.

" 그래? 까짓 거 한 번 해보면 되지 ~ "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수강을 신청하고  첫 회차 수업을 들었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수업 시작까지는 기간이 좀 남아 있었고 나는 그 시간을 이용해서 스스로 영상을 찍어보았다.

그리고 '카메라' 라는 것에 대해 '영상' 메이킹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생각이 막 일어났다.

정말 유튜브에 대해서 1도 모르고 촬영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지식이 없었다.

그저 just try.

 

그런데, 반 전은 첫 회차 강의를 들으면서 부터 였다.

강의를 들을 수록 호기심이 쭈욱쭈욱 떨어지고 열정도 쭈그러지며 사그러지는 것은 어인 일인지?

안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알면 알수록 더욱 알 수 없는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강의를 다 들을 때 쯤이면 " 정말 아무 시도도 할 수 없겠구나 "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실제로 2달여의 강의를 마치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이는 나를 포함, 두명 밖에 되지 않았다.)

수업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서 부터 시작해서 어떤 컨텐츠를 찾아야하는 지에 대한 방법론.

영상의 기획 의도와 소비자 타켓팅,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그야말로 제대로 강의를 준비한 거였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다 준비하고 하려면 가볍게 시작하려던 내 의지가 꺾일 것임에 틀림 없었다.

 

나는 결단을 내렸다.

일단 just do it

준비고 뭐고 먼저 내 생각에 들어오는 것은 모두 컨텐츠가 되고 촬영 소재가 되었다.

그렇게 해서 가장 먼저 찍은 것이 카페이고 커피 스토리 이다.

즉흥적으로 찍었지만 항상 나의 일상과 함께하는 것이 소재가 되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생각보다

잘 아는 사람이 없다.

시도하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법이다.

사진 찍는 것, 사진 찍히는 것을 모두 좋아하지 않았고

여행지나 식당에서 인증샷을 찍는 이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경험하는 것들을 즐기고 온전히 마음에 담는 것이 중요하지

남들에서 보여주기 위해서 사진을 찍고 업로드를 하는 것을 허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사진을 찍고 보니 대상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마음에 남는 이미지가 달랐다.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는 말처럼

렌즈를 통해서 들여다보는 시선이 그 세상이 새로웠다.

영상으로 편집하여 나만의 클립을 만드니 마치 단편 필름이라도 찍은 것 처럼

내가 디렉터가 되고 연출가가 된 것 처럼 창작의 기쁨이 컸다.

컴맹이다 싶이 한 내가 100여 개의 컨텐츠를 매 번 기획하고 만들면서

내가 얻은 것은 스스로에 대한 발견이었다.

무엇도 할 수 없었던 내가 무엇도 가능한 내가 되었던 것이다.

 

브런치를 쓰게 되었던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생각했던 주제로 접근했을 때는 심사 통과를 하지 못했다.

그냥 가볍게 이걸로 한 번 내볼까 하는 힘을 뺀 글이 생각지 않게 작가 등단을 하게 해줬다.

지금도 나는 그날 그날 떠오르는 일상의 것들을 소재로 기록하며 글을 쓴다.

기획을 하지는 않았지만 한 편씩 한 편씩 글이 쌓여갈 때마다 뚜렷이 내 개성이 드러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단서가 잡히고 그것이 연결되어 일관된 주제가 된다.

매거진을 내려고 했던 계획은 없었지만 글감이 쌓이다 보니 그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무엇이 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무엇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작가라는 말이 나한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작가가 되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은 제대로된 접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어야 하는게 우선이 아닐까.

'글을 잘 쓴다', 에서 '잘'은 ''을 말하기도 하고 '빈도'를 말하기도 하니까.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교보문고를 가면서 한동안 책과 멀리했던 자신을 깨달았다.

'밀리의 서재' 등의 온라인 글과 전자책으로, 또는 오디오북으로 책을 듣다 보니

책장을 넘기는 종이의 느낌을 최근 못 느꼈던 것 같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자기계발서의 신간들이 중요 부스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신랄한 호통과 직설법으로 많은 이들을 자극했던 조던 피터슨.

나는 그가 약물중독과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솔직히 실망했었다.

그렇게 자기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들에게 지적질 할 수 있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는 죽음의 그 시간들을 겪어내고 그 뼈아픈 고통을 신간으로 출간하였다.

한국의 독자층이 유독 두터운 그이기에 이번에는 소장하고 싶은 번쩍번쩍한 금색이 빛나는 골드 에디션으로 화려하게 치장하였다.

 

그런데 조던 피터슨의 '질서너머' Beyond order (질서너머) ' 란 책 옆에 나의 시선을 끄는 또다른 책이 있었는데

바로 개리 비숍의 신간이다.

제목이 바로 느낌이 왔다. " wise as fuck "

알고 보니 개리 비숍은 유명한 동기 부여 강사이자 작가였다.

백 만부 이상이 팔린 그의 첫번째 작품

 " Unfuck yourself " 이 또한 뭣 같은 제목이다.

앉은자리에서 (아니 앉지 못하고 서서 읽었다.) 쭉쭉 읽히는 글로 1시간만에 다 보았다.

그리고, 끄덕끄덕졌다.

 

더이상 스스로에게 핑계와 변명을 대지 말라.

자신의 방어막을 깨부시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

행동할 수 없다면 자기 계발서 따위는 믿지도 마라.

마음이 준비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실천하라.

(요약하고 보니 맥락이 빠져 직접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예전에 내가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 대행사에게 했던 오만스러운 말이 생각난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이유를 생각하게 되고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이렇게 남들에게 말하기는 쉬워도 스스로 깨우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당신을 가로막는 것이 바로 당신 자신이라는 점이다.

" 나는 이런 것 잘 못해 "

왜 해보기도 전에 스스로를 작은 벽안에 가두어 두려는가.

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안정도 언젠가는

아니 생각보다 빨리 무너질 수 있다.

 

나는 다시 나만의 긍정노트를 꺼내어 스스로 주문을 외운다.

 

I am Who I think I am.

I do What I wish to do.

I have What I want to have.

이전 02화 지쳤거나 열정이 없거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