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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 Nov 12. 2021

HIRE OR FIRE / 고용 되거나 폐기 되거나

경제불안이 가속화되면서 고용 위기는 우리사회의 가장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이슈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세대별 접근법이 다르다.

기성세대라고 할 수 있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에게는 조금이라도 정년을 늘려, 늦게 퇴사하는 게 목표라면

MZ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1980~96년 출생)에게는 조금이라도 일찍 은퇴하여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꿈이다.

전쟁 이후의 빈곤 국가에서 급격한 사회 성장 속에 번영기를 누린 오팔세대(OPAL : Old People with Active Lives)는 열심히 공부하면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고, 연공서열에 따라 적용되는 연봉과 직급체계에 따라 쉽게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정년이 보장되는 그런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IMF와 같은 절체불명의 국가부도 위기를 겪어내면서 고용의 위기는 닥쳐왔다.

대규모 구조 조정과 함께 많은 인력이 비정규직으로 대체되었다.

이제 고용은 말이 탄력적이지 언제든지 해지될 수 있는 계약 구조로 바뀐 것이다.

그러한 사회 변화 속에서 기성세대의 많은 이들은 회사의 바지 가랑이를 부여잡으며 버티고 있고,

젊은 세대들은 자발적인 퇴사를 통해 스스로의 비지니스를 열고자 하는 욕망을 내비치고 있다.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컨텐츠가

바로 ‘퇴사’ 이슈이다.

퇴사는 하고 싶은 데 어떻게 하면 경제적 독립과 자유를 쟁취할 수 있는 가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다.

이른바 파이어 족 (FIRE :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30대에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20대부터 절제된 소비를 통하여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젊은 고학력 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는데 이들은 ‘조기 퇴직’을 목표로 수입의 70~80%를 저축한다.

어차피 회사가 노후를 보장해 줄 수 없다면 스스로 보다 젊은 나이에 퇴사하여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겠다는 해석이다.

많은 이들이 안정된 직장을 원하지만 한국의 업무 로봇화 지수는 세계에서도 상위권이다.

산업용 로봇 뿐만 아니라 곳곳에 무인점포를 운영하며 기계가 커피를 내리고 음식을 서빙한다.

아르바이트의 최저임금이 올라가자 점포들은 앞다투어 키오스크 계산대로 바꾸었다.

Covid19 초기에만 해도 발열체크를 하는 인원으로 월 수백만원의 비용을 들였다면, 이제는 5만원짜리 센서 기계 하나로 말끔히 영구적으로 해결하였다.

앞으로 노동 반복적인 단순 업무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날 것이다.
아니, 앞으로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사고를 필요로 하지 않는 노동 뿐만 아니라 지식적인 전문분야에서도 흐름은 바꾸기 어렵다.

대표적인 것인 법률, 의료, 금융 등의 분야이다.

수많은 판례를 토대로 검증하는 법률 서비스, 데이타 축적으로 인간의 판단 미스를 줄이는 왓슨의 정교한 암 판정, 심리적인 리스크와 변인을 제거하는 로보팃 주식 어드바이저 등이다.

인간은 감정이라는 것 때문에 항상 공정성이 문제가 된다.

일례로 인사평가를 개인이 하게 되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마음이 가는 직원에게 높은 평가를 주게 되지만, 로봇은 그런 위험성이 없다.

게다가 로봇에게는 항의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로봇을 새로운 경쟁상대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인간적인 일을 하면 된다.

개인은 나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일을 하면 된다.

 사회는 계속 구조를 해체하고 파편화되어 개인으로 흩어지고 있다.

더이상 사회적 울타리는 없고 개인의 안전망은 스스로 챙겨야 하는 시대이다.



회사가 fire를 했다면 내가 hire를 하면 된다.

내가 나 자신을 평생 고용하라.

교육의 기회와 복지도 제공하고 꾸준히 격려하라.

나를 챙길 사람, 나를 아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다.

가장 근원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야한다.

나만이 할 수 있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른다.

위대한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그저 대리석 안에 있는 조각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말한다.

당신이라는 원석 안에 깊게 숨겨진 잠재력,

그것을 돌과 망치로 두드리고 꺼내려는 작업,

그것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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