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여동생이 있다.
두 살 터울인데 어린시절, 참 많이도 다투었다.
그런 우리 자매는 이제,
어느덧 중년에 가까운 나이가 되고
각자의 가정을 꾸리면서 살고 있다.
얼마 전, 동생이 수술을 했는데
문제가 있었는지 그 수술의 과정이 일반적이지 않았다.
생각보다 수술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가족 모두 초조함에 어쩔줄을 몰랐었는데..
정말 다행히도 상황이 좋아졌다.
동생이 회복되길 기다리는 그 시간동안
머릿속에서 동생과 보냈던 많은 일들이 스쳐지나갔는데,
주로 그 기억들이란 동생과 다투었던 일들이었다.
미안함,
죄책감,
안쓰러움,
내가 잘못했던 것들,
왜 행복했던 순간들은 떠오르지 않을까?
행복이 너무 잔잔해서 그런걸까,
기쁨이 뭔지 몰라서 떠오르지 않았던걸까,
아니면 정말 동생이랑 함께 즐거운 추억이 없어서 그랬던 걸까.
아닌데, 아니야.
잘 생각해보면 분명히 동생과 즐거웠던 일들도 많았다.
그런데, 왜,
이별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앞에서
나는 왜 동생에게 너무나 미안해졌을까.
...
아마도, 우리가 누구와 헤어져서 눈물이 나고 슬픈것은
상대방의 부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나 자신 때문일 것이다.
조금 더 신경쓸걸,
말이라도 잘 해줄 걸,
너무 미워하지 말 걸...
...
지금 내 눈앞의 사람이,
나와 함께 하고 있는 그 누군가도
나를 참아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그렇듯이.
너무 화내지 말고, 살자.
언젠가 있을 누군가와의 이별앞에서
좋았던 추억이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