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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 하고 싶은 엄마

by 옆집아줌마

남편의 예쁜 성향을 많이 닮은 아이들은 비교적 순하고 착했다. 그 덕분에 친정 엄마와 함께 한 육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친정 엄마가 모임이나 여행으로 집을 비우면 나는 이 삼일 동안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했다. 그런 상황이 나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졌지만, 아이들은 많이 힘들었는지 친정 엄마가 없을 때 마다 열이 나거나 배탈이 나는 등 자주 아팠다.

친정 아빠의 암 수술 이후 엄마는 아빠의 병간호를 위해 전주로 내려갔다. 나는 친정 엄마의 도움 없이도 일과 육아, 모두 잘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가게 문을 일찍 닫아야 하는 상황이 점점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미 어느 한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책임감과 헌신이 요구되는 육아와 내 기술적 발전과 가족의 경제적 안정 사이에서 나는 어느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두가지를 모두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려는 것이 과욕 이었는지도 모른다.

무엇이 먼저인지 우선순위가 보이는데도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 모른 척 하려는 내 모습이 보였다. 내가 생각한 ‘다 잘하는 엄마의 모습’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모습 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엄마의 모습은 아이의 감정과 필요를 인지하고, 그것을 존중하며 지지해주는 것이다. 아이의 노력과 성취를 인정하고 격려함으로써 자녀가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고 실패해도 지지하고 위로하는 모습이어야 한다.


나 자신의 건강과 행복도 중요하게 여기며 일과 육아의 적절한 균형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부족함 투성이인 내가 그냥 다 잘하고 싶었던 욕심 하나로 아이들과 나, 그리고 남편 모두를 병들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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