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학자들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세속적인 기쁨과 유희에 빠져 있다. 권력 주변을 기웃거리거나 돈의 유혹에 빠지거나 명성을 좇기에 바빠서 명상적인 생활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 학자들은 자신들만의 이득과 즐거움을 찾는 일이 본래 자신의 본분인 것처럼 여기고 명상적이거나 한가한 일을 외면한다. 24시간도 모자라는 듯 목표 달성을 추구하는 유형의 인간들은 모두가 그가 속해 있는 거대한 조직의 틀 속에 맞추어진 것들이지, 자신을 위해 할애된 시간은 거의 없다. 거기에는 ‘나만을 위한 명상시간, 내가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의 대화’ 따위는 들어설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모든 인간은 시대를 막론하고 자유인과 노예로 나누어진다고 주장하고 싶다.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 사람은 노예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가족이나 친구가 보고 싶어도 너무 바빠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노예이지, 어떻게 삶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프리드리히 니체('어떻게 살것인가', 이동진 옮김/해누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