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후배가 내 품에 안겨 울기 시작했다.
점심 식사시간이 막 지난, 바쁜 일상에 사로잡혀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후배는 작은 새처럼 날개를 움츠리고 울었다.
내가 힘주어 끌어 안아주자 더 큰 소리로 울었다.
몇은 우리를 쳐다봤고, 또 몇은 힐끔거렸지만, 우리는 한참을 계속해서 그렇게 있었다.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 알지 못해 내뱉은 말이 겨우 이것이었다.
“미안해……. 네가 이렇게 힘든 걸, 내가 몰라서. 내가 모르고 있었다는 게. 그게 미안해.”
며칠 시간이 지난 뒤 우리는 다시 만났다.
시원한 막국수를 한바탕 먹고 낯선 카페에 앉아 다시 슬픔을 마주했다.
“왜 좀 더 일찍 말하지 않았어?”
후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물었다.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왜?”
후배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대답해주었다.
“아무도 내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위로를 받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상처를 드러내고, 울어버리는 과정이 과연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일까.
친구에게도 터놓지 못하는 우울의 감정은 도대체 언제까지 나 혼자만의 것이어야 하나.
위로받는 법도 잊어버렸고, 위로받을 시간도 잃어버렸다.
쫓기며 사는 삶의 한 귀퉁이에서 잠깐 멈추고 생각해본다.
진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끔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 줄 순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