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이 떨어지는 으른이 들을 위한 자극적인 독서법 6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인간은 이 세상에서 따분하고 지루하지 않은 것에는 금세 싫증을 느끼게 되고,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대게 지루한 것이라는 걸. 그런 거야.
내 인생에는 지루해할 여유는 있어도 싫증을 느낄 여유는 없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두 가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 보통이지만.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대게 지루한 것이다.
밥이 그렇고, 클래식이 그렇다.
치킨과 피자는 맛있고 자극적이지만 금방 싫증 나고 물린다.
아이돌 음악도 재밌고 신나지만 금방 또 다른 신나는 음악에 묻히게 된다.
유튜버들도 끊임없이 지루하지 않은 것들을 생산해낸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를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겠다.
지루한 시간이 대부분이지만,
매번 신나는 것만 찾다 보면 결국 나를 채워줄 무언가가 없어질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인내하고 참고 견디다 보면 자극적인 것들은 줄 수 없는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주로 책 초반부에서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떤 책을 읽어도 그렇다.
책의 전반부에 인물 배경 설명과 상황을 묘사하는 글들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실마리들이 풀리고 사건이 해결되어가며 다음 상황을 그려보는 행위에 재미를 느낀다.
그렇게 참고 견디다 보면 밤에 자라고 해도 안 자고 계속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시간이 오면 책은 어떤 디지털 콘텐츠보다도 흥미롭다.
이미 머릿속에 배경과 상황이 그려져 있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된다. 물아일체랄까.
이 상황이 오기까지는 인내가 필요지만 여기서부터는 어떤 콘텐츠보다 자극적이고 새롭다. 숏폼은 절대 줄 수 없는 깊이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간접경험을 통해 나를 대입해보고 '생각'한다.
이때 한 생각이 나와 궁합이 좋다면 나의 직접적인 행동과도 연결될 수 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릴 수도 있고, 빈티지 재킷을 살 수도 있다. 나의 관점의 한계를 넘어선 경험을 통해 새로운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조금만 인내해보자.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3권의 지루한 책을 견뎌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가끔 이렇게 나의 눈을 뜨일 수 있게 하는 책 혹은 한 문장을 찾기 위해 그 모든 지루함을 참는다.
(독자분들에게는 시행착오 없도록 자극적이고 재밌는 책들을 추천해줄 것이다)
그 하나가 지루했던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크기에.
세상도 마찬가지 아닐까? 살다 보면 요행은 결국 뽀록나기 마련이다.
결과를 위해 참고 인내해야 된다.
지구의 자연법칙 구조가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다.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추위와 비바람을 뚫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지구에 계속 사는 한 이 자연법칙을 거스르며 살아가는 삶은 꽤 터프한 인생이 될 것이다.
어쩌겠나, 이 땅에 태어난 거 우리가 맞춰야지. 그래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인생에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살아볼 만하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인내를 연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