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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eell Jan 27. 2022

오래 마시던 커피를 끊었다.

그 자리는 헬스와 보충제, 차 종류를 마시며 채우고 있다.




사실 신년이 되면서 딱히 목표는 크게 잡지 않았었다.


하던 대로 살아가는 것을 고수하면서

마음에만 변화가 휘몰아쳤을 뿐.


그러던 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큰 이별의 위기가 있었고, 

서로 하지 못했던 말과 대화를 통해 봉합되었으나

공허하고 마음 속엔 빈 깡통이 놔뒹군다는 촉감들로 가득했다.



'사랑'이라는 것은 저마다 정의하는 것이 다르고,

정답은 없지만 상대의 의중과 자신의 판단에 따라 '오답'은 존재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닳았다.


남이 시작해서 따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대대한 변화를 장기간 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 결심한 두 가지는 바로 

'커피와 이별하기' '아침 헬스 시작하기' 였다.



커피는 향에 이끌려 스무살 쯤 입문한 뒤로 습관처럼 줄기차게 마셔댄 것이 

그 서막이었다.


기자 연수생 생활, 회사 생활, 야근, 스트레스 등을 저 발바닥까지 시원~해지는

아메리카노로 달래기 일쑤였다. 입맛없는 날에 밥은 굶어도 커피는 굶지 못할 

정도로 지인들도 인정한 커피애호가였다. 절친도 울고갈 진정한 절친이 '커피'였다.


그만큼 두통도 달고 살았고, 

올 1월 초에는 잊고 있던 위염으로 이틀에서 사흘 정도를 앓았다.


약국에서는 특히 커피를 자제할 것을 권유했다. 

처음은 위가 나을 때까지만 마시지 않을 심산이었다.


결과가 궁금하기도 했고........


잠도 푹 자고, 수면 시간도 좀 늘었고, 스트레스가 경감하고, 

두통이 사라진 효과를 직접 체험하니

현재 보름 정도의 시간을 단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지나가는 중이다.


매우 순항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민함과 뾰족하게 날이 서있던 모습들도 둥글둥글해지는 느낌까지 받으니,

오죽하면 나와 아주 가까운 사이인 작은 이모가 '모든 카페 망하는거 아니야?' 

라며 웃기까지 했다. 그만큼 커피와 절교를 선언한 날보며 놀라워 하는 반응들이다.



그 빈자리는 다른 차 종류가 대신하고 있으며, 가끔 탄산도 마신다.


헬스는 3개월을 등록했고, 

매일 같은 오전 7시에 가서 두시간 정도 런닝머신, 싸이클, 웨이트 운동을 하고 

돌아온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숫자와 무게에 집착하고 싶지 않아서 

'눈바디'라는 것을 체크하며 하루하루 가고 있다.



이전에 수치에 집착해서 포기한 적도 있었기에 그저 탄탄하게 하고 싶었다.



나 자신 외에 타인, 사물, 생각들을 하느라 버렸던 시간들도 생각해보고,

내가 놓친 가치들, 나를 놓아버린 사람들과, 인생 일대의 사건들도 돌아보면서

땀을 흘리고, 힘을 내보고 있다.



어느새 운동 2주차가 되었으며, 평일은 저녁을 먹지 않고 있다. 

주말에는 아침 운동 후에 점심, 저녁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있다.


평소 스트레스 받거나 생각이 없으면 밥은 잘 먹지 않았던 터라 공복이 

어렵다기 보다는 공복을 유지하고 일어나서 아침 운동을 가는 것이....


마치 뱃속에 미친 듯이 울리는 알람시계를 껴안고 가는 느낌이라, 

이것은 조금 더 적응해야 자연스러워 질 것 같다.



석 달 쯤 되는 날에는 갖고 싶던 가방을 하나 사볼까 생각도 있고,

안 써봤던 금색이 살짝 감도는 색으로 안경테를 바꿔볼까,

아니면 머리를 염색을 해볼까, 어디 기차타고 여행이나 가볼까

많은 생각이 맴돌지만, 나의 내면과 외면을 가꿔서 세련된 사람이 

되는 것이 새해 목표가 되었다.



기왕 시작한 것, 정말로 나를 가꾸는 멋있는 사람이 되어보기로 했다.



행복해지자,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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