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Tattoo on the back.

주 과장은 잊어라! MZ세대 김대리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둥!!(나름

by 빨양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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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소설 (Ep11중 1첫 이야기)
#제 브런치 북 [어떻게회사까지사랑하겠어] 완결이 아쉬운 애독자분들을 위해 MZ세대 김대리 이야기를 번외 편으로 준비해봤어요 :)

*Ep1 요약:
#MZ가 궁금한 꼰대 세대 드루와
#MZ라 하면 일단 킹 받는 MZ도 드루와
#그사이에 껴서 허우적대는 낀대도 드루와:)


“갈게요 형! 여행 잘하시고요”

김대리가 말했다.


“그래 너도. 아까 말해준 거 잊지 마. 계속 떠돈다 해도 그게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라는 거.”

주 과장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둘은 작은 미소로 다음을 기약했다. 다시 볼 때는 캐나다가 아닌 한국이려나.


‘저 형은 참 신기해. 자유로우면서도 본인만의 색이 분명한 느낌이랄까. 한없이 가벼워 보이면서도 묵직할 땐 세상 꽉 찬. 나도 저 나이가 되면 내 삶을 묵직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캐나다에 온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김대리는 아직도 한국을 떠나올 때의 고민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주 과장의 인별 그램에서 그가 캐나다 동부를 여행 중이란 걸 알게 되었고, 간단히 DM을 보내고 날을 잡아 드디어 오늘 만나게 된 것이었다.


이전 직장에서 항상 빛나 보였던 아인이 형이었는데 캐나다에서 만난 그의 모습은 더욱 빛나 보였고 특히 자유로워 보이는 게 좋았다.

그는 결국 변 회장의 회사를 떠났고 본인이 하고 싶었던 여행을 원 없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좀 그도 고리타분한 삶에서 그 부담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져 보여 내가 다 마음이 좋았다.

나에게 언제 핼리팩스를 떠날 것인지, 다음 행선지는 어디인지 그답게 세심히 물어봤지만, 나답게 궁금해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한번 봤으면 됐지. 인연이 차면 또 만나게 될 걸 뭐.


"자, 그럼 이제 나도 좀 움직여볼까."

캐내디언이 사랑하는 카페 팀 홀튼에서 일어나 핼리팩스 메인 시티 워터프런트(water front) 선착장에서 다트머스(Dart mouth) 선착장으로 향하는 우드사이드(woodside) 페리를 탔다.


페리에 올라 선상 의자 위에 앉으니 캐나다 동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대서양의 시원하다 못한 차가운 바다 공기와 그 차가움을 무색게 하는 따사로운 햇볕,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까지.

좋은 날씨였다. 밴쿠버와는 확연히 다른.


밴쿠버가 떠오르니 또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그리고 이 좋은 날씨를 즐길 여유 따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내 마음은 또다시 한없이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래, 그렇게 저주했던 캐나다에서의 어린 학창 시절. 그리고 부모님 바람대로 입학한 밴쿠버 의대 생활도.

중단하고 돌아온 한국에서의 군대생활도.

예상보다 힘들었던 취업준비도.

이후 입사했던 항공사에서도.

그리고 도망치듯 떠났지만 결국 지금 다시 발 딛고 있는 캐나다에서도.


계속 겉돌고, 떠돌기만 하는 느낌이랄까?

강한 척 하지만 마음 약하고,

누구보다 밝아 보이지만 세상 무거운 마음을 짊어지며 살아내고 있다.

잘하는 척 하지만 사실 아무것도 못하겠고

아닌 척 하지만 사실은 그게 맞는 것 같고,

힘들지만 그 내색을 절대로 숨기고 싶다.

당당히 항상 나를 드러낸다 말하지만,

사실 나를 진짜로 아는 사람은 없다.

물론 알고 싶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겠지만.


요즘 한국에서는 이런 내 또래를 MZ세대라 부른다던데, 캐나다에서 자랐지만 분명 영어인데도 MZ가 도대체 뭔 놈에 MZ인지 알 수가 없다.

일단 뭔가 기분이 나쁘다, MZ라는 단어는.

뭔가 내 또래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쏙 빼고,

그저 MZ라는 두 글자로 꽁꽁 묶어서

"쟤들은 도대체 왜 저러냐" 하고 싸잡아 패대기치고 싶어서 굉장히 작위적으로 만든 느낌이랄까?


MZ라..

누가 그러던데. MZ

Mㅓ든 지 Zㅏ~알 한다? 아니면,

Mㅓ든 지 Zㅣ랄한다 라고.

뭐가 맞냐고?

글쎄. 나도 모르겠다. MZ고 나발이고,

이 세상도. 나도.


계속 떠돌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

아인이 형이 해준 이야기가 복잡한 나락으로 끌고 들어가는 내 정신머리를 깨우기라도 하겠다는 듯,

페리 위 항해를 시작하는 나를 놓치지 않고 바짝 따라와 귓가에 계속 맴돈다.


멍하니 앉아 페리 위 풍경을 훑어본다.

‘이 페리는 페리 치고 규모가 커서 그런지 선상에 바(Bar)도 있네. 가볍게 한잔 할까?’


저 멀리 바가 보이고 활발히 움직이는 웨이트리스의 뒷모습이 보인다.

새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파마끼 있는 붉은 단발머리. 검은색 탱크톱 나시와 아무렇게나 입은 하얀 짧은 청바지. 그리고 나시 끈 사이로 보이는 등에서부터 왼쪽 손목까지 이어지는 레터링 문신, 오른손엔 가볍게 쥔 담배 한 개비와 한참 연기를 뿜어내는 입술, 왼손에는 손님에게 전달할 칵테일 유리잔을 들고, 허리가 꺾이도록 쾌활하게 웃는 얼굴과 절대 무례하지 않은 친절한 태도. 자유롭고도 당당한 뒷모습.


그때만 해도 알지 못했다.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던 날카로운 불안함을 잠재워줄, 그리고 진짜 MZ가 무엇인지 그녀를 통해 깨닫게 될 줄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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