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of the star.
#이것은 소설 (Ep11 중 3ㅔ번째 이야기)
#제 브런치 북 [어떻게회사까지사랑하겠어] 보고 오면 더 좋아요! 연결되는 유니버스? ;)
*Ep3 요약:
#누군가 봐주길 원하지만, 아무나 알게 하고 싶지 않은,
#헬로캐나다?
#당연히 이 삶도 잘못된 건 아니다.
무심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습관처럼 인별그램을 누른다. 이 어플 속에는 늘 거의 초 단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소리치고 있다.
자기 좀 봐달라고.
한시라도 멈추면 본인의 존재가 지워지기라도 하는양, 온통 희망과 행복으로 도배된 인별그램이 빛나고 있다.
다들 좋은 거 신나는 거 행복한 것만 올리지만 무언가에 쫓기듯 겁에 질려 자기를 봐달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 같다.
‘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긴 하지.’
누군가 봐주길 원해 나의 존재를 이 한낱 어플에 매일 남기면서도,
아무나 나를 알려고 하면 부담스럽고, 피하고만 싶은.
하릴없는 손가락이 스크롤을 죽죽 내리는데 어린 시절 캐나다 홈스테이를 함께 했던 한 친구의 결혼 소식이 보인다.
‘날짜가..어디보자. 얼마 안남았네? 위치는 동부 핼리팩스? 예전에 아인이 형이 유학했다던 곳 아닌가? 이런 우연이 또 있네.’
문득 호기심이 일었다.
그 친구의 인별그램을 훑어보다가 나와 함께 있는 어린 시절 캐나다 사진들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그나마 해맑았던 어린 날의 내 얼굴이 시간이 지날수록 무표정으로 변해가는 게 보인다.
영어가 느는 만큼 마음은 텅 비어져갔던 것 같다.
부모님은 영어를 위해 날 혼자 그렇게 보냈던 것이었으니, 영어를 잘하게 됐지만 웃음을 잃게된 이 얼굴을 보면 만족해하실까?
내 눈엔 하염없이 외로워 보이는 아이만 보이는데.
나는 캐나다가 싫었고, 조기유학이 싫었다. 아니 그게 아닌가? 분명 주변에 누군가가 항상 있음에도 정작 나를 진짜로 아는 사람은 없다는, 그 망할 혼자인 느낌이 싫었던 것 같다.
나는 한국나이로 초등학교 6학년, 13살에 캐나다 밴쿠버로 유학을 갔다. 아니 보내졌지. 그래 그 조기유학.
왜인지 알 수 없지만 그때 내 나이 때 딱 우리 부모님 세대에 조기유학 붐이 일었다고 한다.
우리 집은 가난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재수없다 하겠지만,
가난하지 않다는 게 꼭 행복했다는 뜻은 아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대기업에 다니셨고,
그랬기에 그들에게 자식의 조기유학은 아무렇지 않은 것이었다.
그저 마치 평소처럼 흔하게 하는 오늘 밤 농담처럼
"애 조기유학 보내볼까?"
"어, 그러지 뭐." 하면 할 수 있는 그런.
그들은 거의 맹목적으로 신망하는 그 귀한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나는 홀로 떠남을 당했고(?),
그곳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인 대학 1학년까지 거의 8년의 세월을 풍요롭지만 처절한 외로움 속에서 보냈다.
누군가 알아봐주길 부르짖었지만
결국 아무도 알지못할 그런 날들.
유학생활을 하루아침에 청산하고 미련없이 귀국하던 날, 막연히 한국에 오면, 그래서 부모님, 가족들과 부대끼고 살면 더 이상 혼자가 아닐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순진했지.
그로부터 다시 8년이 흐른 지금도 혼자 여기에 이렇게 앉아있다. 변한 건 없다.
'아-직장도 때려치웠겠다. 뭐하지.. 여행이나 좀 갈까.'
어디가 좋을까-하는데 머릿속 대답은 캐나다로, 특히 핼리팩스로 가라는 답을 뜬금없이 내놓는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 친구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서라면 그건 백 프로 핑계겠지. 연락 안 한 세월이 벌써 얼마인데 새삼스럽게?
그럼 왜? 아인이 형이 거길 너무 꿈과 행복의 다시오지못할 Everland같은 나라로 주입시켜서?
음.. 그곳에 다시 가면 어린 시절 외로움에 떨며 내가 놓쳤던, 나를 안정시켜줄 뭔가를,
어른이 된 지금의 나라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같잖은 희망일까.
‘옴뫄야 뭔일여? 표가 없네 표가 없어’
전염병이 여전히 전 세계에서 신나게 난리를 치고 있어 비행기 표를 찾기가 어렵다.
그나마 백신이 나와서인지 아예 못 가게 금지했던 제한은 좀 풀린 모양이다.
당장 내일 저녁 토론토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한국에서 핼리팩스로 향하는 직항은 없었다.
‘일단 캐나다 땅에 들어가면 방법이 있겠지.’
비행기 티켓이 그동안 받던 월급에 2배가 넘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 되어있었다. 이건뭐..
그럼에도 갈 수 있는 게 어디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1-2초정도 들어 결제를 위한 마지막 버튼 위 손가락이 잠시 멈춘다.
남들은 다 자기 갈 길 잘만 찾아서 꿋꿋이 잘 걸어가고 있는데, 나만 계속 겉에서 떠도는 느낌이랄까.
또 한국은 30살이라는 숫자가 대단한 의미라도 되는 양, 그전에 그들이 짜 놓은 그 판에 걸맞은 사람이 되지 못하면 큰 일이라도 되는 양,
‘언제 취업할래?,
언제 결혼할래?,
언제 돈 모을래?
언제 언제 언제!?’ 끝없는 질문 세례를 폭격한다.
당신들도 언제인지 몰라서 나한테 묻는걸 내가 그 언제가 언제인지 어떻게 알겠냔 말이지..!
그냥 내가 알아서 할테니 관심 1도 없는 질문 좀 멈쳐!!
진짜 궁금하지도 않은 질문이란 걸,
질문한 당신도, 듣는 나도 다 알잖아!
머리가 또 복잡해진다.
혼자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머리는 늘 고민을 쏟아낸다.
그래, 일단 떠나자. 그리고 찾아보자.
이 공허함을 채워줄, 어린 시절 놓친 무언가를.
생각을, 고민을 많이 한다고 꼭 좋은 결론에 도달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 오늘 때려치고, 때려치운 김에 내일 떠나는,
그런 삶도 있다.
당연히 이 삶도 잘못된 건 아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