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너 때문에 더럽게 힘들다 - 1편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예술을 하며, 예술을 가르치며, 예술을 나누며 살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이렇게 더럽게 힘들 줄은 몰랐다.
예술이라는 이름 앞에 때론 스스로도 고상한 척, 우아한 척했지만, 사실 난 매일같이 생계를 걱정했고, 통장 잔고를 들여다보며 울컥했다.
미루고 미뤘던 세금은 이제 쓰나미처럼 나를 덮쳐왔고, 핸드폰은 정지되고, 실손보험은 실효되고, 전기 끊겠다는 안내문까지 들이밀어졌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 기획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빚을 돌려 막고, 연체 전화를 받으며, 누군가에게 손을 벌려야만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이다.
이쯤 되면 ‘예술을 놓자’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아니다.
사실 난 매일, 놓고 싶다.
정말, 이놈의 예술.
이제 좀 내려놓고 싶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못 하겠다.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렸고, 더는 물러설 곳도 없는데.
나는 아직도 이놈의 예술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유를 알고 싶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내가 왜 이토록 힘든 현실 속에서도 예술을 부여잡고 있는지, 그 지독한 연의 이유를...
혹시라도, 내가 이 글을 끝내는 동안
“그래, 놓자”라고 말하게 되면 그땐 정말로 놓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쓰고, 그리고, 말하고, 기억해보려 한다.
이놈의 예술이 내 삶에 남긴 생채기 같은 모든 흔적들을.
다음 편 예고 -시리즈 2편
《전당포를 나서며》
더 이상 숨길 수 없던 현실.
통장 마이너스와 함께 시작된,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