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아 미티 Aug 08. 2022

내 명상 같은 운동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


많은 운동 에세이를 보면 운동을 시작하게 되는 이유는 ‘살이 쪄서', ‘병원에 갔다가 의사 선생님에게 주의를 받아서' 등의 이유가 많다. 하지만 나는 너무나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다. ‘멋있어 보여서’


초등학교 시절, 학교가 끝나면 내가 하는 일은 친구들과 우르르 운동장으로 달려 나가 오재미를 하였다. 지금 ‘오재미 놀이'를 찾아보면 다양한 형태가 나오지만, 그 당시 내가 했던 오재미는 피구의 단출한 형태의 게임이었다. 어느 날도 친구들과 편을 가르며 선후 공격을 이야기하던 중, 육상부에 있는 언니, 오빠들이 운동장 주위를 뛰기 시작했다. 우린 거슬리지 않게 주변으로 쫓겨 나가 소소한 재미를 맛보고 있었다. 육상부 선배들은 뾰족뾰족하지만 멋지게 생긴 운동화로 가라 신고 100m 출발선에서 스타트 연습을 하였다. 그 모습이 얼마나 멋있던지! (이때 도망갔어야 하는데) 그걸 한참 지켜보던 나에게 육상부 선생님은 “달리기 해볼래?”라며 물어보셨다.


그렇게 난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졸업 때까지 육상선수로 살았다. 다른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한 이유와 아주 달른 형태로 시작하였고, 약 10년 동안 운동선수로 살았다.


졸업 후에는 완전히 다른 이유였다. 스타트업에 들어간 나는 전문성은 없지만, 맷집과 호기심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운동과 달리 일은 나 혼자 온전히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나와 약속한 걸 끝까지 지켜내고 얻는 성취를 얻고 싶어서. ‘오늘은 30분 달려야지', ‘오늘은 한 번도 걷지 않을 거야'라는 사소한 약속을 스스로와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달리는 동안 나는 나의 하루 또는 과거를 뒤돌아보았다. ‘아, 그때는 이렇게 할 걸',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게 아닌 듯 해' 등의 생각이었다. 혼자 달리는 시간은 나에게 명상과 같이 나에게만 집중하게 하였고, 풀리지 않던 문제들의 실마리를 던져 주었다.


나에겐 달리기 그리고 홈트레이닝이 명상과 같다. 그 시간으로 나는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집중하며, 당장의 호흡에 몰입한다. 그 시간들은 단단하게 쌓여 나의 오늘과 내일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작가의 이전글 무언가의 탄생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