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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아 미티 Jun 06. 2023

내 기억 속 가장 생각나는 리더는 누구인가요?

소소무물 | 30번째 이야기 

치타미티

새로운 조직에서 일한 지 벌써 1년이 되었어요.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조직으로 이동하여, 제 손으로 이것저것 만져가며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입사하였는데

어느새 저는 많은 도움을 받으며 배우고 있어요. 좋은 조직을 만나 너무나 다행이에요.


다만 걱정이 있습니다. 조금씩 팀원이 늘고 있어요. 혼자 우당탕탕 하던 일에서 일을 나눠주고, 팀원의 성장을 고민해 가는 일. 

분명 몇 년 전에도 했던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아, 방금 생각났는데 그때도 힘들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제 10명이 넘어가는 조직이고, 이 조직에서 리더가 처음인 팀원들이 많아요. 최근엔 입사하는 분들이 꽤 늘어 시니어들끼리 긴급(?) 회의도 했답니다.

리더와 시니어의 역할, 주니어의 역할. 좋은 피드백을 하는 법과 좋은 리더십을 만드는 방법 등에 대해서요.

첫 회사에서 눈물과 분노로 배운 스킬들과 스스로 답답해 미친 듯이 읽었던 다양한 리더십 책이 있음에도 언제나 새로운 환경에서는 리셋이 되는 듯해요.

조직의 성격과 구성원들의 개성, 현재 조직의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보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의 리더에 대해 떠올려 보았어요. 나에게 가장 좋았던, 기억에 남는 리더는 누구일까. 나는 그 리더에게 무엇을 배웠을까. 


가장 먼저 기억에 남는 건 체육 고등학교 시절 감독 선생님이었어요. 똥군기 가득했던 체고 시절, 훈련으로 지쳐 있는 상황에서도 많은 걸 알려주셨거든요.

'메달보다, 성적보다 중요한 건 후회를 남기지 않는 거다.', '네가 목마르다면 네 후배도 목마르다. 먼저 물을 건네라.' 등 주옥같은 명언을 남기셨거든요.

제 욕심이 가득 채워졌을 때도 친구처럼 툭 건네주시는 위로가 고3의 저에게 겸손과 배려와 나름의 독기(?)를 알려주셨어요. 아마 감독샘의 리더십은 ‘포용’이었던 거 같아요. 오늘은 친구지만 시합장에선 라이벌이 되는 친구도 이해하고 인정하는, 부족한 나도 그대로 봐주고 응원할 수 있는 마음이요.



두 번째는 유니콘 같은 리더였어요. 첫 회사에서 만난 첫 CMO 셨죠. 출근하자마자 너도나도 CMO를 찾고,  목표에 대한 압박 속 쉴 새 없이 진행되는 회의를 참여하면서도 가장 먼저 팀원들에게 귀 기울여 주는 리더. 신뢰를 보여주고, 믿음과 권한을 나누는 리더의 모습에 그저 ‘유니콘' 같다고 느꼈어요. 뒷모습을 보며 ‘나는 이런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상상해 보곤 했죠. 직급을 떠나 인간적으로 너무 멋진 사람이 나의 리더라 나는 정말 행운이었어요. 


내일이면 새로운 팀원이 들어와요. 저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요? 좋은 리더가 될 자신은 없지만, 뭐 나름의 최선은 다해보려고요!






키티언니


미티님이 리더를 하며 눈물 지었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당시 회사가 빡센 시기여서 힘든 거라 여겼는데, 저도 그 힘듦 중 하나를 담당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허허. 제가 나이도 경력도 많은 팀원이라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그래도 존중해 주시고 인정해 주셔서 일도 매끄럽게 진행하고 사적으로도 잘 지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좋은 조직과 팀원을 만나는 일은.. 뭐랄까 전생에 복을 지어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운이 많이 작용하는 영역이랄까요. 그런 행운을 얻는 일만큼 어려운 것이 좋은 팀을 유지하는 것인데요. 팀의 존속은 운보다는 실력과 성품의 영역에 영향을 많이 받는 듯합니다. (물론, 회사 사정에 의해 해체할 순 있으나, 꾸준히 만남을 이어가는 게 유지라 생각해요.)


정리하자면, 좋은 리더는 좋은 팀원들을 만나는 운이 있어야 하고, 그 팀원들을 이끌고 함께 가는 능력과 인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성공 방식과 궤를 같이 하네요. 그러니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기억나는 리더가 두 분 계십니다. 


한 분은 광고 대행사 다닐 때 팀장님이셨어요. 팀원 중 누가 콘텐츠 아이디어가 좋은 지, 전략 문서를 잘 만드는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지 아주 잘 파악하셨습니다. 그리고 팀원의 장점에 맞춰 업무를 배분하셨습니다. 꽤나 챌린지 받는 일이 많긴 했으나, 다들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개개인의 성장 못지않게 조각조각 나있는 일을 퍼즐처럼 맞추듯 프로젝트를 완수하셨죠. 최종적으로는 그림이 되게 만드는 과정에서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정리를 잘하는 제 역량도 알게 됐고요.


다른 한 분은 좋은 팀을 위해 고민하고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는 분이었습니다.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짧았지만 마음 씀씀이나 책임감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열정이 참 무서웠습니다. 툭툭 던졌던 이야기들을 훌렁 넘기지 않고 곱씹어 보고 해결책으로 생각해 오시더라고요. 책을 읽고 팀원들과 소통하고 팀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을 한 두 번 하긴 쉽지만, 10년 가까운 세월을 꾸준히 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리더님이 참 인상적입니다.


그 리더님이 내일 새 팀원을 받으신다는데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실력과 인성은 갖췄고, 좋은 팀원을 만나는 건 하늘의 뜻이니까요.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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