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무물 | 39번째 이야기
매월 첫째 주엔 인사이트를 나누는 모임을 하고 있어요. 다양한 업과 다양한 직무를 하는 분들과 각자의 영역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나누는 시간이에요. 기분 좋은 설렘으로 매번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7월의 첫 주, 어김없이 줌으로 모였어요. 약 1시간 반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일에 있어 '잘' 한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한 주제가 나왔어요. 누구나 자신의 영역에서 '잘' 하는 사람이고 싶은 순간을 맞이할 거예요. 그런데 그 '잘'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해지더라고요.
누군가에겐 스스로 특정한 기대치를 가지고 그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걸 '잘'이라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잘'에 대한 기준을 느낄 듯해요.
개인적일 수도, 상대적일 수도 있는 문제인 거죠. 그래서 질문을 듣는 순간 나만의 일을 잘한다라는 기준이 없으면 너무나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자리에서 쳇바퀴 돌 듯, 똑같은 일만 하면서 잘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만의 일을 잘한다 기준을 내려보려 합니다.
스스로 일을 '잘'한다라고 생각되는 기준은
1) 업무 몰입도
자기가 맡은 일에 몰입하는 능력은 아주 중요해요. 왜 이걸 해야 하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스스로 책임을 온전히 지고 깨어 있는 시선을 바라보니까요. 가끔 담당자에게 ‘이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이 ‘에? 아 그거.. 잘 모르겠는데 잠시만요'라면 힘이 좀 빠지는 느낌이 든달까요?
2)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인정
아무리 스스로 잘한다고 느껴도 일이란 건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에 함께 하는 동료들의 인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에는 직무의 전문성을 넘어 일하는 태도,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이 어우러져 있는 듯하고요. 아무리 똑똑하고 전문성이 높아도 함께 일하기 싫다는 마음이 먼저 든다면, 과연 일을 잘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일이라는 건 절대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요.
3) 성장과 성숙의 태도
무언가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일 잘하는' 사람의 모습엔 배우고자 하는, 배우고 싶은 태도가 있더라고요. 스스로 전문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배움에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는 모습도 있고요. 빠르고 느린 걸 떠나서 내가 잘 해내고 싶은 분야에 꾸준히 배우는 태도는 '잘'함에 있어 너무 중요한 요 소지 않을까 싶어요.
정리를 할수록 '아, 나 일 잘하려면 한참 멀었네'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럼에도 스스로의 기준이자 정의?를 내려보니 좋은 듯해요. 언젠가는 이 기준이 바뀔 수 있겠지만, 스스로 그 기준에 만족스러운 사람이 되려 노력 좀 해봐야겠네요!
키티언니의 일에 있어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그런 모임은 어디서, 어떻게 찾아서 나가시나요?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미티님. 보편적인 주제여도 다른 직업과 직무의 사람들을 만나면 생각하지 못한 인사이트를 접할 수 있겠어요. 굳이 그런 기회를 찾지 않으면 생각이 고착화되기 쉬운데요. 그런 깨지고 넓어지는 과정은 나이가 들 수록 더욱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에 한번 참석하고 싶어요!
자, 본론으로 들어가 답변하겠습니다.
잘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무슨 일이든 간에 한다면 잘하고 싶어요. 그 '잘한다'에 대해 추상적으로만 생각했지, 구체적으로 정의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잘 못했던 걸까요?ㅎㅎ 이번 기회에 확실히 짚고 가보죠.
저는 일을 '잘하는’ 사람은 목적이 분명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에 따라 문제 설정이 달라집니다. 그러면 해결 방안인 목표를 알맞게 수립할 수 있겠죠? 가령, 브랜드의 초기 캠페인에서 돈 버는 것이 목적인지, 인지도를 갖는 것이 목적인지 명확히 해야 해요. 그에 따라 목표는 다르게 정해야 합니다. 돈 벌기 위해 세일즈 프로모션을 엄청 해서 인지도가 생겼다면 따라오는 현상이자 부차적인 효과일 순 있습니다. 그걸 보고서 거기서 '두 마리 토끼' 같은 소리를 하는 건 아마추어입니다. 그러면 자원이 한정 없이 들어가 효율이 0으로 수렴합니다.
기간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요. 데드라인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하는 거죠. 개중에 장인은 만 명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이라 무척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시간 내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일도 마찬가지예요. 특히나 마케팅은 더더욱. 필요한 시기에 딱 잘해야지, 겨울에 갓벽 아이스크림 만들어도 여름만큼 팔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느낄 만큼 제대로 된 강점이 있는 사람. 어떤 일을 할 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특정한 누구가 생각난다면 그 사람은 그 일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능력이란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잘하는 것일 수도 있고, 독특한 능력일 수도 있습니다. 차별화의 기준이 이것이 아닐까요? 어느 집단에서든 필요한 기술을 가진 분은 우대받잖아요. 그래서 강점의 강화가 일을 더 잘하는 길인 듯합니다.
이렇게 일잘러를 정리하고 보니, 그동안 제가 소소무물을 잘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답장을 하는 것' 자체가 목표였거든요.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