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후배는 정말 그럴까?

by 루바토 노트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문득 흥미로운 직장 내 밸런스 게임을 했다.

'일은 잘하는데 다소 까칠한 후배'와 '일을 못하는데 착한 후배' 중 과연 어떤 유형의 후배와 함께 일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질문은 지난 직장 생활을 떠올리며 머릿속에 각기 다른 모습의 후배들을 떠올리게 했다.


먼저, A 후배가 떠올랐다. 직접적으로 한 팀으로 일한 적은 없었지만 매사에 똑부러진 후배였다. 면접에서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같은 동기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게 업무를 잘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차가웠다. 때로는 무뚝뚝해 보이는 표정은 선배들에게 '싸가지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후배를 보면 어떤 동기들보다 뺀질거리는 것 없이 집중력과 책임감으로 주어진 업무를 수행했다. 어쩌면 A 후배에게서 느껴지는 불편한 마음은 업무에 대한 몰입에서 비롯된 조심스러운 거리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B 후배는 항상 웃는 얼굴에 상냥했다. 동기들 사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할 만큼 열정이 넘치는 후배였다. 하지만 홍보팀 에디터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글쓰기 능력이 아쉬웠다. 어디서부터 피드백을 줘야 할지 어려울 만큼 글쓰기가 부족했고, 훈련을 받으면 나아지리라는 기대와 달리 동기들과 비교해 실수가 잦고 반복적으로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야 했다. 이로 인해 선배들이 대신 기사를 다시 쓰거나 일정이 밀려 난감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열정이 많고 착한 후배였으나, 함께 일할수록 이 조직과 어울릴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리더는 B 후배와 긴 시간 면담을 했고, 더 잘할 수 있고 어울리는 일을 조심스럽게 권유했다. 몇 개월의 시간이 흘러 B 후배는 회사를 퇴사하여 대학원에 진학했고, 에디터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직장 생활에서 우리는 종종 '능력'과 '태도' 사이의 딜레마를 겪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쓸데없는 감정 소모를 줄이고 프로다운 모습을 갖춘다. 또한, 능력이 높아질수록 조직은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더욱 단정하고 침착한 태도로 임하게 된다. 이는 차가운 모습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사실은 일에 대한 책임감에서 나오는 조심스러운 태도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일을 잘하는데 싸가지가 없는 후배는 단순히 예의가 없는 게 아니라 프로페셔널함에서 나오는 태도인 것이다. 물론 직장에서 인간적인 '착함'은 분명 중요한 미덕이지만, 결국은 '능력'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성과가 동반되지 않으면 그 의미가 희미해진다. 착함이 능력 부족을 완전히 상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남편과 나는 결국 "능력이 뛰어나면 성격도 좋은 거야!"라는 결론에 이르뤘다.


그러면서 나는 과연 리더에게 어떤 부하직원이었을까?





editor 여

글 쓰는 일로 10년을 일했다. 대기업 에디터이자 홍보팀 파트장으로, 1,000여 명을 만나 기록하며 동기부여를 얻었던 10년 커리어가 2025년 잠시 멈췄다.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제 아이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새로운 챕터 속에 성장과 동기부여를 기록해 나가고자 한다.

keyword
이전 04화착한 선배병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