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혼자 해내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혼자서 클 수 없다는 걸 아는 건 더 중요하다. 운이 좋게도 나는 좋은 동료들 틈에서 자랄 수 있었다. 그래서 언젠간 이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그때가 온 것 같다. 정확히는 나를 키운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다.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나는 정돈되지 않은 사람에 가까웠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건 알았지만, 뭘 해도 어긋났다. 설상가상으로 사수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떠나버렸다. 그때의 난 누구에게 도움을 구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그런 나의 지원군이 되어준 사람은 소속이 전혀 달랐던 팀장님이었다. 타고난 따뜻함으로 신입사원의 크고 작은 고민에 관심을 기울였고, 놓치고 있던 다른 시선까지 알려줬다. 덕분에 나는 내 안의 좁은 생각에서 조금씩 빠져나올 수 있었다.
두 번째 회사에선 일의 구조가 명확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했다.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가려주는 선배들의 노하우와 감정을 배제한 피드백이 있었다. 여기에 무한한 용기를 주는 팀원이 있어 내 부족함을 마주해도 부끄럽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조급하지 않게, 스스로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려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어떤 날은 동료의 메일 하나에서, 말투 하나에서, 불편하지 않게 협업을 이끄는 방법을 배웠다. 누군가 의도 없이 흘린 말에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사수 없이도 사수보다 더 나은 배움들이 있었다. 혼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성장이라기보단, 동료가 있었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일은 혼자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장은 결코 혼자서 이룰 수 없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수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직접 가르쳐주지 않아도 방향을 비춰준 사람들, 실수를 포용해준 사람들, 진심 어린 조언으로 부족한 점을 채워준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 누군가를 이끌 만큼 충분히 성숙하진 않지만, 언젠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혼자 해내는 사람보다는 같이 해낼 수 있도록 돕는 사람. 그것이 내가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맡고 싶은 역할이다.
editor 승
아직은 철없이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고픈 에디터 5년차. 결혼 등을 이유로 독립하는 친구들을 애써 외면하는 3n년차 캥거루족이다. 독립은 미뤘지만 불안과 동거하며 눈치껏 성장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