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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Mar 31. 2018

대학에서 가장 필요한 것.

생존이란 무엇인가.






우리 과는 워낙 사람이 많기도 하고, 시험이 압도적으로 비중이 크기도 하고, 시험문제가(그냥 전공 자체가) 개인의 역량이 많이 필요한 곳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대학생활에서 흔히 들리는 족보라던가 솔루션이라던가 이런 것들을 얻지 못해서 큰 타격을 입은 적은 없다. 그렇지만 최근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솔루션으로 과제를 낸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이후로는 과제를 하기 싫어졌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제를 아무말이나 풀다 보니, 시간 지체도 너무 많이 되고, 해야할 일들이 너무 뒤로 미뤄지게 된다. 오히려 과제를 위해 시험공부가 뒤로 미뤄지는 느낌. 교수님들은 솔루션을 보지 않는 것이 자신의 실력에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과 사람들이 솔루션만 보고 과제를 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몰랐다가, 문제풀이 방식을 보게 되니까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게 되고, 머리속에서 없는 지식으로 과제를 해내는 시간에 공부를 하게 되니까, 시험점수도 그들이 더 좋을 때도 있다. 족보나 솔루션을 본다고 모두가 불성실한 사람은 아니니까. 그리고 없는 것 보다는 있는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니까.

나의 문제는 무엇일까? 1학년때부터 탄탄하게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탓일까? 그렇다고 인간관계를 위해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닌데,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친구를 사귀려고 했던 것이 잘못되었던 걸까? 나 하나 챙기기도 힘들었던 나의 나약함이 잘못일까?


"왠지 이상하더라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다른 대학에 다니는 내 친구는,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장학금을 받을 자격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최대한 가벼운 것들 위주로 출석했더니 왠걸, 과 행사마다 비중이 달랐던 것이다. 모든 행사를 참여해도, mt를 참여하지 않으면 점수가 적어진다나 뭐라나. 이렇게 억지로 키우는 것이 사회성일까?

대학교에 와서 내가 배우는 것이 무엇일까. 학부생 수준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전공 지식인가? 교수님들이 흔히 말하는 아무것도 아닌 이런 학부생이라도 그가 가질 수 있는 지식을 동경해서 대학에 왔더니, 결국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유도리와 융통성, 친화력이었던 걸까. 아니, 대학에서 배운 것은 그런 것들이 살아가는데 없으면 불리하다는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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