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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자 Nov 02. 2016

스물 두번째 잔 - 못난 사람

부족한 사람이라서


내 실수는 용납되지만 같은 실수를 남이 했을 때는 세상 가장 정확한 자를 들이밀며 그를 재단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안 되지."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어."


내가 관심 받을 때는 남의 고독이 외로워보이지 않았다. 남이 받는 관심 앞에서 나의 고독만이 가엾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질투를 느낌에도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남이 질투를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 애쓸 적엔 그게 또 그렇게 얄미웠다.


쿨하지 못한 상대에게 찌질함이라는 누명을 씌워놓고 더 쿨하지 못한 나에게 변명이라는 손쉬운 누명을 덮어씌웠다.


나보다 못난 상대에 편안함을 느끼면서 어느날 보이는 단 한 가지의 상대의 우월함이 날 불편하게 했다.


사랑받기 위해서 사랑을 준다. 아니, 행위를 준다.


그렇게

사람은 참 변덕쟁이다.

그렇게 우리는 절대적인 자존감도 없고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아량도 없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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