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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자 Dec 19. 2016

서른 일곱 번째 잔 - 박제된 월요일

일상 속 월요일

-박제된 월요일-

매일 먹는 반찬에
두어번 젓가락질이 멈춘다
마른멸치처럼
그자리 그대로 앉아
같은 반찬을 여러 번 씹는다

아침이 저녁이 되고
오전이 오후가 되는
언제나 탐색불가한 세상 속에서
모든 주말의 다음 얼굴은
가장 말라비틀어진 모습으로 남아있다

여섯번의 날들은
앞서간 권태를 따라
계절을 바꿀만큼 빨리도 가지만

박제된 얼굴
질겅질겅 씹어도
이번 주말의 다음은 또 다시

대부분이 공감할만한 권태로운 월요일에 대해 써봤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우린 더 오래 살고 싶을 만큼  하루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는 것 같아요. 권태롭게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은 시든 소설이든 가치있다고 생각해요. 박제된 요일들이 우리를 바꾸고 계절을 바꿀만큼 반복되지만 권태말고도 변화하는 기쁨에 집중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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