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볶음밥
냉장고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 사이로 빈 선반들이 눈에 들어왔다.
“뭘 해줘야 든든할까?”
오늘은 남편이 회사 면접을 보는 날이다.
점심으로 든든한 한 끼를 챙겨주고 싶었지만, 며칠째 장을 보지 않아 냉장고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멍하니 안을 들여다보다가, 냉장고 위쪽 선반 구석에서 참치캔 하나를 발견했다.
며칠 전, 남편이 마트에서 참치 한 캔을 사 온 적이 있다.
태국 고추가 들어 있어 살짝 매콤하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맛이었다.
"한 캔만 산 거야?"
내가 아쉬운 듯 묻자, 남편은 혹시 입에 안 맞을까 봐 일단 하나만 사봤다고 했다.
합리적인 소비라 뭐라 할 수 없었다. 그날 나는 다시 직접 마트에 가 네 캔을 더 사 왔다.
지금 내 손에 들린 건, 그 마지막 한 캔이다.
순간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계란 세 알과 쌀도 아직 남아 있었다.
볶음밥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처음엔 참치와 계란만 넣은 단출한 볶음밥을 떠올렸지만, 오늘은 남편에게 중요한 날이니 조금 더 영양을 챙기기로 했다.
냉장고를 다시 살펴보니, 다행히 당근과 양파, 마늘, 파프리카 그리고 햄이 조금 남아 있었다.
하나씩 꺼내 다듬고, 잘게 썰어 팬에 정성스레 볶았다.
잘 지은 밥을 넣고 간장과 굴소스,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노릇하게 부친 계란프라이를 마지막에 얹었다.
하얀 접시 위에 담긴 볶음밥은 훨씬 더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면접 준비로 분주하던 남편을 불러 식탁 앞에 앉혔다.
볶음밥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긴장된 눈빛이 살짝 비쳤지만, 나는 말없이 그 앞에 수저를 내려놓았다.
“이거 먹고 힘내서, 면접 잘 보고 와.”
볶음밥을 건네며, 마음을 꾹 눌러 담아 응원의 말을 전했다.
잘 될 거야. 꼭.
재료:
참치캔 1개, 밥 2 공기, 계란 3개, 양파 1/2개, 당근 1/2개, 마늘 5쪽, 슬라이스 햄 4장, 파프리카 1/2개, 소금, 식용유, 간장, 굴소스
만드는 법:
1. 재료 준비
양파, 파프리카, 당근은 잘게 깍둑썰기한다.
마늘은 편으로 썬다.
햄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볶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양파를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지면 당근, 햄, 파프리카를 넣고 소금을 약간 뿌려 볶는다.
참치는 기름을 제거한 후 넣고 함께 볶는다.
3. 섞기
밥을 넣고 재료와 잘 섞은 뒤, 간장과 굴소스로 간을 맞춘다.
4. 완성
계란을 프라이해서 볶음밥 위에 올리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