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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케이크 vs. 소시지, 그 고민의 끝

노르웨이식 핫도그

by rufina




비가 그친 늦은 오후, 남편과 함께 쌍둥이를 하나씩 안고 동네 마트로 향했다. 장보기 목록을 하나씩 확인하며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던 중, 문득 남편이 사라진 걸 눈치챘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보니, 그는 디저트 코너 앞에 멈춰 서서 초콜릿 케이크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서 뭐 해?”
찡그린 얼굴로 묻자, 남편은 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뭔가 맛있는 거 먹고 싶지 않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케이크 하나가 장바구니에 담겼다.


그런데 잠시 후, 남편이 또 보이지 않았다. 이번엔 소시지 코너 앞이었다.

“비엔나소시지 안 먹은 지 오래됐는데…”
말끝을 흐리는 그의 말에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둘 다는 안 돼. 하나만 골라.”

남편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결국 소시지를 집어 들며 웃었다.
“이걸로 핫도그 해 먹자!”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렇게 장바구니에는 소시지, 치즈, 감자 플랫브레드까지 더해졌고, 우리의 손은 처음보다 훨씬 묵직해진 채 계산대로 향했다.



노르웨이식 핫도그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현지인들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미국식 핫도그와는 달리 부드러운 번(bun) 대신 ‘롬페(Lompe)’라 불리는 감자 플랫브레드가 사용된다.

전통적인 방식은 간단하다. 삶은 비엔나소시지 위에 생양파와 피클 믹스를 올리고, 케첩과 달콤한 머스터드소스를 곁들인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깊은 풍미가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누구나 쉽게 만들어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한 끼가 되어 준다.




노르웨이식 핫도그 레시피(8개 분량)


재료: 양파 1개, 치즈, 비엔나소시지 8개, 케첩, 머스터드소스, 감자 플렛브레드(Spelt Lomper:전통적인 감자 랩) 8장, 피클믹스


*Lomper: 감자 기반의 얇은 빵(플랫브레드)으로, 보통 핫도그를 감싸거나 샌드위치처럼 사용됨

만드는 법

1. 재료 준비

양파를 잘게 썬다.

치즈 슬라이서(Ostehøvel)를 사용하여 치즈를 얇게 썰어 준비한다.

2. 소시지 삶기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끓는 물에 비엔나소시지를 넣는다.

5~10분 정도 두어 소시지가 충분히 데워지면 건져낸다.


3. 감자 랩 준비

Lomper(감자 랩 또는 스펠트 밀 랩) 위에 치즈 슬라이스를 올리고, 치즈가 약간 녹을 때까지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운다.
(집에 Lomper가 없으면 토르티야로 대체 가능하다.)


4. 재료 넣기

양파와 오이 믹스를 감자랩 위에 올린다.

오이, 식초, 설탕, 소금 등을 섞어서 만든 오이 피클 또는 오이 샐러드

소시지 하나를 올린다.

그 위에 케첩과 머스터드를 뿌린 후, 감자 랩으로 내용물을 감싸서 마무리한다.

노르웨이에서는 달콤한 맛(søt)이 나는 머스터드소스(sennep)를 사용

5. 완성!

노르웨이식 핫도그가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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