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온다. 발코니가 온다.

Cat & Cozy Nest 프로젝트 | 발코니 리뉴얼 Part.1.

by 채루에 Ruhe

(7월 한가운데서 썼던 글임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바라며)


안다. 한국에는 이미 여름이 오고도 이젠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지만 독일엔 잠깐 스쳐 지나가고 올해 안에 다시 돌아올는지 모르는 여름이다. 6월 마지막 2주 간 37도를 넘기고, 우리를 비명 지르게 하던 한여름은 거짓말처럼 천둥번개가 치던 어느 7월 초의 밤에 사라지곤 아직까지 깜깜무소식이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지금 7월 한가운데에서도 트렌치코트와 가죽자켓을 입고 돌아다니는 미친 계절이 되었다.


이제 내 발코니일 테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코니 재정비를 결국 하기로 했다. 이 집에 계속 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처음 이사 올 때부터 1년 이상 살 수 있을지, Sub-renting을 하던 전 세입자 친구의 결정을 기다려야만 했기에 대대적인 집정리는 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도 내게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물론 챙겨가며 살고 있었다. 선택과 포기의 신중한 줄타기였달까. 그러던 중 드디어 5월이 지나가던 어느 날, 내 집주인이자 전 세입자인 그녀에게서, 자기는 베를린에 자리 잡기로 했고, 이 집을 내가 이어서 계약할 수 있도록 (진짜) 집주인과 이야기하고 있다는 확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할렐루야! Wunderbar(분다바)!


물론 집주인이 내 서류를 보고 나를 탈락시킬 가능성도 만에 하나 있으나, 이 건물을 통으로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다던 집주인은, 전 세입자의 말에 따르면 까다롭지도 않고 큰 관심도 없는 느낌이라고 했다. 1차로 부러웠고, 2차로 다행이었다. 멀쩡한 직장도 있고 영주권도 있지만, 아무래도 외국인보다는 내국인을 선호하는 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없진 않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넘쳐흐르는 여름의 에너지를 이 집에 쏟기로 했다.



여름의 독일, 발코니는 필수


사실 이사를 결심하고 집을 찾던 내가 고르던 조건이 나름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발코니이다. (나머지는 나중에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자) 한국에서는 주로 베란다가 있다면, 유럽에서는 발코니를 가진 집의 형태를 자주 볼 수 있다. 처음에 독일에 이사 왔던 나에게 발코니는 집세에 포함되는 아까운 죽은 공간이었다. 그렇지만 몇 차례의 독일 여름을 지내며, 내 친구들이 어떻게 발코니를 활용하는지 보며, 나 또한 발코니 없는 집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 지경에 까지 빠르게 이르렀다. 작고, 북향인 데다, 침대방에 딸린 발코니가 나의 바람, 딱 거기까지만 구색을 맞혀주고 있긴 했지만 더 크면 또 겨울에 죽는 공간이 아까울 수도 있는 데다, 대신 거실이 남향이니 이 정도면 내가 원하는 '발코니'는 있지 아니한가 생각하기로 하고 들어온 집이다. 나름 침대방에 딸린 발코니가 프라이빗하고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 Innenhof(독일의 건물 구조 상, 길 가가 아니라, 건물 뒤쪽에 다른 건물들과 사이에 난 공간을 대개 Innenhof라고 부른다)에 나 있어서 좀 더 프라이빗한 느낌도 나고, 잠옷차림으로 여름에 커피도 마실 수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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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는 원래 이랬다. 화분들은 내가 전 집에서 가져온 화분들과, 새로 여름을 맞아 심은 깻잎친구들. 그리고 전 집에서 쓰던 마찬가지의 이케아 야외용 마룻바닥이 봉투에 가득이다.

다만, 전 세입자는 약간 지독한 흡연자였던 거 같다. 부엌 창문 밖에서도 가득 찬 재떨이를 발견해서 뒤늦게 깜짝 놀라 버렸었는데, 남은 '가구'와 '바닥'역시 유지하려면 하고 버리려면 알아서 버리기로 나름의 '윈-윈(win-win)'의 딜을 했던 발코니는 이케아에서 사다 껴놓은 마룻바닥 사이사이 담뱃재와 꽁초로 가득했다. 고양이들을 키웠다고 했고 고양이들도 발코니에 나오게 했다면서 어떻게 담배꽁초를 고양이들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두었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다. 어쨌든 이 발코니는 날이 춥기도 했고, 살짝만 봐도 대공사의 냄새가 잔뜩 났기에 집을 넘겨받기로 하면 손을 대기로 하고 흐린 눈을 하고 외면하던 공간이다. 일단 마음을 먹는 것부터가 사실 큰 과제였을 정도다. 그렇지만, 이제 내 발코니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 더군다나 5월의 끝자락에서 날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여름이 온다는 징조였다. 마음이 성큼 먹어졌다.



비흡연자에게 흡연자의 집이란


마음을 먹고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저 발코니에 뭘 버리고 뭘 남길까 결정이었다. 사실 전 세입자가 내게, "저 팔레트랑 테이블도 너 쓰려면 쓰고, 대신 버리려면 네가 버려줄래?"라고 했을 때, 나는 이 집이 간절했었다. 그래서 뭐든지 추가 금액이 들지 않는다면 오케이였달까. 그리고 그렇게 남기고 간 가구들이 꽤 많은데, 어떤 것들은 새것을 사느니 쓸만하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이 집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그동안 만이라도 쓸만해 보였다. 물론 버려야 하기만 하는 것들도 꽤 있었어서 첫 주에 다 내다 버렸었는데, 이 발코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건드리지 않았었다. 그러나 막상 들여다보니, 이건 도무지 쓸 수 있는 팔레트가 아니었다. 어떻게 세 겹이 잘 맞물려 있긴 했지만 사실 조각조각 부서진 거였고, 무엇보다 담뱃재가 너무 여기저기 껴있어서 나는 사용불가 도장을 박았다.

IMG_1683.jpeg 잘 보면 대체 이 팔레트들이 쓰러지지 않고 의자역할을 해왔던 게 신기할 정도이다.
유럽에서도 미국만큼 DIY 문화가 발달했는데, 발코니 소파를 팔레트를 활용해서 대강 혹은 열심히 만드는 경우도 잦다. 핀터레스트에 "Pallette Balcony sofa"라고 검색만 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든 DIY가 그렇듯 난이도는 여러 가지다. 그냥 내 전 세입자처럼 팔레트를 쌓아 올린 뒤 쿠션이나 바닥재를 얹어 앉을 만하게 만들기만 하기도 하고, 고정과 폴리싱 마감까지 모두 신경 써서 만들고 딱 맞는 쿠션을 올리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보다 멀쩡해 보이는 테이블도, 잘 들여다보니 온통 녹이 슬어있고, 나무도 녹색 때가 잔뜩 껴있는데 이건 닦아서 될 게 아니었다. 닦으려고 하면 바스러지는 데 될 리가 있나. 그리고 무엇보다, 시루는 여름 발코니의 열광적인 사용자인데, 고양이들이 애용할 이 발코니가 고양이들에게 해롭지 않은 것들로만 꾸며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30년 넘게 담배냄새를 늘 몸에 달고 다니던 아빠에게 30년 내내 잔소리하던 딸은, 가까운 흡연자 친구들에게도, 담배는 건강하지 않다고 종종 잔소리를 하고 살고 있었다. 그런 내가, 하물며 내 집안에 흡연의 흔적은 허용할 수 있을 리가 있을까. 결국 몽땅 새롭게 꾸미기로 결정했다. 자체 공사 사이즈, 중대형 확정.



시작은 늘 비워내기


시작이 반이라고 누가 그랬더라. 일단 마음을 먹고, 블로그와 혹시 모를 이베이 (독일에서는 이제 Kleineanzeige를 더 많이 쓰긴 한다. 이해를 위해 일단 이베이라고 불러보자.) 포스팅을 위해 사진을 찍은 다음 목장갑을 끼고 나니 갑자기 의욕이 뿜어 올랐다. 우선 저 오래된 바닥부터 하나씩 드러내보았다. 세상에. 틈새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진하고, 오래 묵은 먼지(라고 믿고 싶은 것들)와 녹색 이끼들이 잔뜩 뭉쳐서 자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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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신발을 신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던 발코니. 사진 속 모습도 들어내면서 기본적인 먼지는 털어낸 상태였다. 그 와중에 귀여운(그리고 맛있던) 내 깻잎들과 조용히 따라온 시루.


바깥에선 날이 좋으니 새소리가 들렸고, 내가 사부작사부작, 평소에 있지 않던 공간에서 바쁘게 움직이니 고양이 친구들이 자꾸만 따라 들어왔다. 도무지 아기들의 건강에 좋을 것이라곤 없어 보이는 공간이기에 되도록 오지 않도록 막았지만, 고양이는 원래 집사 말이라곤 무시하려고 듣는 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굳이 굳이 우겨서 몰래 저 낡은 테이블이나 팔레트 위에 올라오면, 바닥에 내려오지 않는 한에서 내버려 두기로 합의(?)했다. 물론 그러고선 그 발바닥으로 자꾸 내 침대로 곧장 가려고 해서 후다닥 뛰어 들어와 물티슈로 급하게 발을 닦아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린 건 어쩔 수 없는 결과다. 나의 Supervisor들은 그렇게 이 프로젝트에 또 참여해 주었다.



티끌 모아 티끌, 티끌도 돈이다.


아무튼 들어내다 보니 바닥 타일은 대부분 삭아서 부서진 부분도 많았고,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바닥재가 더 충분해 보였다. 그래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이케아 마룻바닥 타일이 은근히 비싸다. 한 팩에 9개가 들었는데 25유로다. 그래서 나도 사실 중고 앱에서 사모은 것들인데,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이제 나는 고양이 둘을 혼자 키우는 싱글 캣맘이 아닌가. 아껴서 잘 살자는 마음으로 급을 나눠서 마찬가지로 중고 앱에 올렸다. 삭지 않은 것들은 A, 조금 삭은 것은 B로 구분했고, 당연히 B는 헐값으로 포스팅했다. 나머지 코너에 맞춰 잘라놨던 부분 들 중에 쓸만한 건 그냥 원하면 가져가라고 했다. 다행히 길게 걸리지 않고 어떤 독일 여자애가 모두 사가겠다고 했다. 픽업하며 하나씩 확인하더니, 사실 새로운 집에 발코니가 너무 커서, 되는 대로 모으고 있다고 했다. 아마 가구 아래에 들어갈 부분은 높이나 빗물 때문에만 쓸 건데, B급도 상관없을 것 같다며, 자투리 조각까지 다 가져가 주어 나는 사실 땡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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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에 올렸던 사진들. A급과 B급, 그리고 자투리 조각들의 상태가 잘 보여질 만한 피스들로 나름 엄선한 사진이다. 새 주인과 잘 지내고 있길.


사실 전 세입자는 내가 쓰던지 버리던지 하라고 했던 게, 팔려고 했을 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이걸 다 분리해서 하나씩 대강이라도 닦고,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도 마음에 걸리지 않게 되었다. 부지런한 자가 한 푼이라도 아끼는 법이다. 다시 말해, 한 푼이라도 아끼려면 부지런해야만 한다는 소리다. 그렇게 나는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겠는 이유로 부지런히 이 친구가 남기고 간, 그러나 내가 쓰기엔 별로이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흔적을 지우는 걸까


타일을 치워내고 나니, 발코니에서 비워야 하는 건 팔레트와 낡은 테이블, 그리고 바닥의 먼지와 때가 남았다. 팔레트와 테이블은 그냥 내다 버릴 수도, 팔 수도 없는 상태인 관계로 어레인지를 하는 동안 우선 바닥부터 닦아내기로 했다. 내 관절은 소중하고 또 예민하니 쪼그리고 앉아서 하기 싫었지만, 뭘 깔더라도 여기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고 싶지도 않았다. 마포질로 해결될 급도 아니었다. 관절은 다른 날, 다른 상황에 아끼기로 하고 일단 물티슈로 시작해 보기로 했다. 걸레를 꺼내 들면 바로 시꺼메져서 버릴 게 분명하니.


아니나 다를까, 먼지가 무지막지하게 나왔다. 물티슈 1장 만에, 이 또한 맞는 도구가 아님을 깨달았다. 부엌에서 물을 담아 오고, 낡은 무가지도 들고 왔다. 광고 넣지 말라는 데도 자꾸만 넣는 이 무가지가 이럴 때면 유용하다. 종이 신문을 안 보는 게 당연한 시대에 신문 재질의 종이는 종종 또 필요하니 굳이 항의하지도 않는다. 안타깝게도 내가 소비하는 건 주로 콘텐츠가 아니라 인쇄된 종이 자체이지만. 아무튼, 유리를 닦을 때처럼 바닥에 물을 조금 뿌리고 구긴 신문지를 문대기 시작했다. 조금 효과가 있었다. 다만, 물이 아랫집으로 흐르지 않을 정도로만 해야 하니 조금 조심스럽고, 그러다 보니 속도가 더뎠다. 심지어 신문지는 금세 잔뜩 젖어 바닥에 굳어버린 석회질에 밀려 때처럼 부서져, 계속 바꿔가면서 하다 보니 쓰레기는 순식간에 잔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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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비포와 에프터. 1차 청소를 끝낸 사진이다. 대강 문지른 거 같겠지만, 물티슈로 닦다가 안 되어서 신문지를 구기고 물을 뿌려 잔뜩 문질러 낸 후 이다.

그렇게 목과 허리가 아플 때까지 열심히 문질렀는데, 그래봐야 여덟 칸이 끝났다. (심지어 끝나지도 않았다.) 베란다만 있던 한국 아파트에서 자란 내게, 발코니 청소란 난감할 때가 많은 데, 이렇게 특히 아래층에 피해가 갈지도 모르는 상황엔 당황스럽다. 야외에 있다 보니 발코니는 쉽게 지저분해지고 자주 청소를 해줘야 하는데 다들 어떻게 청소하고 사는 걸까? 생각해 보니 내 전 집의 위층은 내 발코니 소파가 더러워지든 말든 그냥 밀어냈던 거 같긴 하다. 겪어본 피해자로서, 그런 얄밉고 배려 없는 이웃이 되고 싶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 전 세입자처럼 발코니를 손대지 않고 살고 싶지도 않다. 어쩌겠는가, 시간이 들더라도 조심히 청소를 하는 수밖에. 조심히 지우다 보니, 내가 지우는 이때가 아마 전 세입자의 흔적이지 않을까 싶었다. 누군가는 또 어디서 발견한 내 흔적을 지우고도 있겠지. 사람이 힘들면 별 생각이 다 든다.



무리와 치킨


에너지를 너무 쓰고 나니 힘들어서, 저녁을 해 먹을 힘도 없었다. 나는 내 많은 독-한(독일에 사는 한국)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치세권자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런 고생을 하더라도 시내에 살고 싶은 이유 중 하나. 우리 집은 BBQ가 배달도 되고 걸어서 픽업도 되는 거리에 있다. 맞다, 한국의 그 프랜차이즈 BBQ다. 배달 음식을 거의 안 먹는 나이지만, 이런 날은 스스로에게 보상이 필요하다. 허리도 필 겸, BBQ를 당장 앱으로 주문하고 가게에 픽업하러 걸어갔다. 분명 돌아오는 길도 걸어올 생각이었는데, 치킨 냄새를 맡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당장 U반(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서 이 치킨을 먹어야겠다. 노동 후 먹는 치킨은 끝내줬다. 그리고 남은 칸들은 다른 날 해도 된다는, 아주 기특한 생각도 안겨주었다. 나는 더 이상 20대가 아니고, 무리는 정말 무리다. 그렇지만 30대에겐 충동적으로 치킨을 먹을 돈이 있으니까, 그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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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양이 너무 작다. 저게 18유로라니. 그렇지만 그런 비싼 옵션이라도 한국의 치킨 맛이 마음 내키면 가까이에 있음에 감사하자. 코로나 전에는 그마저도 없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에 걸쳐 시간이 날 때마다 몇 칸씩 다시 청소를 했고, 약속이 많았기도 하지만 나는 꽤나 시간이 걸려 일주일 뒤에야 나 드러나 있는 공간을 다 닦아낼 수 있었다. 물론, 장비의 업그레이드도 있었다. 껌 떼는 칼을 사 와서 칸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석회질의 무언가도 부셔내야 했고, 깨끗한 단면이 나오기 시작한 쪽은 걸레로 닦아내기 시작하기도 했다. 날이 좋아져서 약속이 많기도 했지만, 장장 일주일이나 걸려 닦아낸 바닥에 맨 발로 처음 섰을 때는 통쾌한 기분까지 들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뭔가 한 스텝 완료한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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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트 밑은, 팔레트를 비우고 치우기로 했다. 어차피 다 치워야 하니. 무가지를 잘 재사용한 것도 같고, 쓰레기가 더 나온 거 같기도 하고. 뭐가 맞을까.




여름은커녕, 첫눈이 내린 지도 몇 주가 지나서 올리는 포스팅을 마무리하다 보니, 또 여름이 끔찍이도 그립다. 그리운 여름을 천천히 곱씹으며, 이 지독히도 긴 겨울을 보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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