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26 바이킹 일교차
지난 주말 산림욕장에 다녀왔다. 모처럼 상쾌한 날씨를 핑계로 산을 싫어하는 반려인을 정성껏 꼬셨다. 드라이빙 스루로 그가 좋아하는 커피와 샌드위치, 김밥도 샀다. 감사하게도 산 중턱까지는 차로 갈 수 있는 오르기 수월한 곳이었다. 절벽을 따라 있는 데크를 걸을 땐 좀 무서웠지만 산책로가 잘 되어 있어 걸을 맛이 났다. 오르막 길을 오를 땐 피곤해하는 반려인은 차에 두고 혼자 걸었다. 녹음으로 우거진 숲에서 새소리를 듣고 선선한 바람을 느끼니 평화롭고 안온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는 이유 중 하나가 자연을 멀리해서라는 말이 떠올랐다. 지구의 일부로 살아온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숲과 멀어지면 울리는 경보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이나 영상을 업로드할 때 외에는 sns를 잘 보지 않는다. 특히 요즘 들어 의미 없는 인스타 서핑은 자제하고 있다. 그곳의 달콤한 환상과 이미지에 홀려 타임 슬립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나면, 비교하는 마음과 허무만 남는다. 지나치게 똑똑한 알고리즘은 부탁하지 않아도 나와 비슷하지만 훨씬 잘 나가는 인플루언서를 자꾸 소개해준다. 그렇게 고질적인 비교병을 악화시키고, 사람들의 마음들을 비슷하게 만들고,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잃어버리게 한다. 그럼에도 그 안에 뿌리내린 나의 작은 나무를 잘 가꾸기 위해 정성을 들이고 싶다. 특정 상표나 장소를 언급하지 않고, 텍스트를 줄이고 사진의 여백을 담고, 경이로운 자연과 수수한 일상을 수집한다. 그렇게 누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내가 알아내고 싶은 마음에 귀를 기울인다. 활발한 교류와 광고를 지향하는 대세에는 따르진 못하지만 내 시간들은 그리 기록하고 싶다. 저자극 숭늉처럼, 슴슴한 평냉처럼, 잔잔하게 흘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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